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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되찾은 올드보이들 "내 역할을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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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파주의 아침 공기를 마신 '올드보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폴란드와의 평가전 및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차전을 앞둔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수비수 조병국(30·센다이)과 최효진(28·상주), 공격수 이동국(32·전북) 등 베테랑 선수들을 불러들였다. 차두리(31·셀틱)와 김정우(29·성남),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의 부상 공백으로 빈 자리를 채움과 동시에 경험 많은 선수들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를 다시 밟기까지 짧게는 반년, 길게는 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조병국은 2008년 6월 21일 북한과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경기를 앞두고 소집된 지 3년 3개월여 만에 태극마크를 손에 쥐었다. 마지막으로 경기에 뛴 것이 2004년 6월 9일 베트남전이었으니 폴란드전에 출전하게 되면 7년 3개월여 만에 A매치에 출전하게 된다. K-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이동국은 2010년 6월 26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서 가졌던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 이후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다. 조광래호 출범 이후 한 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9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레소 오사카와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조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4골을 터뜨리며 기어이 호출을 받았다. 최효진은 3월 25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이후 6개월여 만에 다시 파주NFC에 입소했다.

조 감독은 이들이 그동안 A대표팀의 단점 중 하나인 경험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워를 앞세운 제공권 장악 능력이 돋보이는 조병국은 이정수(31·알 사드)가 홀로 지켰던 중앙 수비 자리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공격적인 재능이 넘치는 최효진 역시 경험을 앞세운 측면 오버래핑과 수비를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국은 전북에서 보여줬던 발군의 골 감각을 다시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많게는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선수들과 몸을 부대끼며 훈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어렵게 잡은 A대표팀에서의 기회를 허망하게 날릴 수는 없는 일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선전을 다짐했다. 조병국은 "오랜만에 파주NFC에 왔다. (선수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면서 "아는 선수와 모르는 선수가 반반 씩이다. 내 장점을 살려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겠다"고 말했다. 최효진 역시 "내 역할이 있을 것이다. 믿고 선발해 준 감독님의 기대치에 맞는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동국은 잔잔한 미소로 인사를 대신했다. 파주=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