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되는 법'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새코너 '사마귀 유치원'의 기원은 국방일보?
"국회의원이 되는 건 쉽다. 좋은 대학을 나올 필요 없이 고등학교 졸업 후 사법시험에 패스하고 판사를 하면 된다" "국회의원 당선되기도 쉽다. 선거유세 때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를 해주고 평소 먹지 않던 국밥을 한 번 먹으면 된다"
왠지 현실 정치가 떠오를 것 같은 '의미 심장한' 멘트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개콘'의 새코너 '사마귀 유치원'은 어른들을 위한 유치원으로, 진학상담 선생님이 유치원생들에게 사회생활 노하우를 전하는 컨셉트로 진행된다.
이 발칙한 상상력은 KBS 22기 공채 출신으로 지난달 9일 제대한 개그맨 정범균의 머리속에서 나왔다.
정범균은 "군대에 있는 동안 세상과 소통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국방일보를 포함해 신문을 자주 읽었는데 세상 이야기를 쉽게 접근한 개그를 선보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범균은 말년 휴가 중에도 제대 후 곧바로 '개콘'에 복귀하기 위해 선배 개그맨들과 아이디어 회의와 코너 준비로 여념이 없었고, 그 결과물이 '사마귀 유치원'였던 셈.
그는 "'사마귀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컨셉트에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접목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그려낼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정치 풍자와 관련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신문을 통해 얻는 정보로 재미있게 그려내려는 것 뿐이다. 여야를 떠나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마귀 유치원'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위협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동화를 들여주는 '쌍칼'로 등장하는 개그맨 조지훈은 "옛날 아주 먼 옛날 백설공주가 살았는데 '예~뻐', '몸매가 좋~아'"라고 말하며 느끼한 표정을 짓는다. 동심을 짓밟은 그의 멘트와 표정은 폭소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조지훈은 "일부러 대비되는 이름을 지었다. 쳐다보는 눈빛이 느끼할 수 있으니까 오히려 '쌍칼'이라는 날카로운 느낌으로 만들었다"며 "밝게 이야기하는데 내용은 무섭다는 게 우리 코너의 특색"이라고 말했다.
'사마귀 유치원'에는 이들 외에 최효종, 박성호, 박소영, 홍나영 등이 출연한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