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서 KBS의 가요 심의 기준의 적절성 문제가 제기됐다.
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KBS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와 그룹 JYJ 등의 신곡에 대한 방송부적격 판정과 관련해 KBS의 가요 심의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새 앨범 '졸업'의 같은 이름의 타이틀곡은 가사 중 '짝짓기'와 '팔려가는' 부분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최근 KBS로부터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 또 KBS는 JYJ의 신곡 '삐에로'는 가사 속에 등장하는 'P.S.M'이란 단어가 '프레지던트 SM(수만)'을 뜻하는 것으로 영어 이니셜로 특정 개인을 향해 개인적 원한을 담은 노래로 해석해 방송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에 JYJ 측은 원작자의 의도를 물어보지도 않고 가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반발하고 소명서를 제출한 상태다. MBC와 SBS는 '피에로'에 대해 방송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애매모호한 기준이 KBS 심의에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걸그룹 씨스타의 '푸시푸시'를 예로 들며 "영어 속어인 '푸쉬'의 동음이의어인 '푸시'를 반복하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 곡은 방영되고 있고, 그 외에도 미성년자 아이돌들이 부르는 흔히 섹시 컨셉트의 노래는 허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성년자의 선정적인 춤과 노래는 허용하면서 사회비판적인 인디밴드의 가사는 표현 하나 때문에 방송 금지라는 것은 5공 시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시대 착오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KBS와 MBC로부터 제출받은 '방송부적격 가요 심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KBS와 MBC가 최근 4년간 방송금지로 판정한 가요는 모두 1,438곡이다. 이 가운데 KBS가 전체 심의대상 가요 중 방송금지가요로 판정한 비율은 4.8%로, MBC의 3%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KBS의 경우 방송금지 판정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자의적"이라며 "KBS의 가요심의 기준에 들어있는 '국가의 존엄과 국민의 긍지를 손상할 우려가 있는 곡', '국가와 사회존립의 기본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가사',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저해하는 가사' 등이 방송사의 자의적 해석으로 금지판정 남용에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