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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의 키플레이어? '방출선수' 최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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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동부 강동희 감독. 강 감독은 올시즌 전망에 대해 "슈터들의 자신감이 붙은 것이 전력의 플러스 요인이다. 특히 한 선수가 정말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했다. "도대체 누군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비밀이다. 이렇게 말했는데 그 선수가 못 넣으면 창피해서 어떻게 하나"라고 답하며 껄껄 웃은 강 감독.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시면 내가 말한 선수가 누구인지 감이 오실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감독이 지목한 동부의 이번 시즌 키플레이어가 슈터 최윤호라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모비스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최윤호는 모비스의 두터운 포워드진에 밀려 벤치만 지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방출됐다. 하지만 슈터로서 최윤호의 가치를 눈여겨보고 있던 강 감독의 부름을 받고 동부 유니폼을 프로 생활을 유지하게 됐다. 다른 어떤 부분은 몰라도 3점슛 하나 만큼은 국내 무대에서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 강 감독은 "슛만 놓고 보면 우리팀 주전급은 황진원, 이광재(현 상무)보다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당장 주전으로 나서지는 못해도 외곽슛이 필요한 순간 제 몫을 해줄거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 감독이 이렇게 최윤호에 대해 확신을 갖는 이유는 있었다. 비시즌 동안 그가 흘린 땀의 양이 얼마나 많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 최윤호는 이런 강 감독의 기대를 첫 시범경기에서 100% 충족시켰다. 1쿼터를 마치고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 최윤호는 2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10득점하며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쿼터 2점을 보탠 최윤호는 4쿼터 또다시 3점슛 2개를 포함해 8득점했다. 최윤호의 결정적인 외곽포로 4쿼터 한 때 많은 점수차로 뒤지던 동부는 경기 막판 1점차까지 추격전을 펼칠 수 있었다.

최윤호는 이날 경기에서 23분49초를 뛰며 20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팀내 최다득점. 장기인 3점슛은 8개를 던져 4개를 성공시켰다. 50%의 성공률이 문제가 아니라 찬스에서 주저없이 자신감있게 슛을 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동부는 지난 시즌 슈터 부재로 어려운 시즌을 치렀다. 챔피언결정전에서 KCC에게 우승컵을 아쉽게 넘겨준 가장 큰 이유도 김주성, 로드 벤슨의 골밑에 비해 빈약한 외곽 라인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윤호가 이날 같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동부의 이번 시즌 전망은 한층 밝아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