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요? 1,2차전 결과가 좋아야 되는데…."
삼성 정인욱은 일찌감치 류중일 감독에게 한국시리즈 '조커'로 낙점됐다.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3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만난 류 감독은 이미 마음을 굳힌 듯 보였다. 그는 "조커 정인욱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 팀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아닌가.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선발 등판 가능성이 있냐고 묻자 "선발 컨디션이 안 좋으면 인욱이를 쓴다. 1,2차전에 중간으로 나올 수도 있고, 그 이후에 선발로 나올 수도 있다"고 답했다.
정작 조커로 지목된 정인욱의 마음은 어떨까. 취재진이 류 감독의 말을 전하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그는 "걱정이다. 그냥 우리 팀이 1,2차전에서 크게 이겼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정인욱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서 2⅔이닝 3실점, SK와의 한국시리즈 3경기서는 1⅔이닝 무실점했다. 아픔도 있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연장에 접어들자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10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냈지만, 8-6으로 앞선 11회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못잡고 3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정인욱은 지난해 두산에 패한 아픔을 곱씹으면서 "그래도 이번에 두산이 없어 다행이다. SK와 한국시리즈서 좋았던 건 아니지만, 실점은 없지 않았나"라며 미소지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