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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전 1패, 2위 싸움 롯데 SK 심리적 지형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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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다른 SK와 롯데의 2위 싸움.

SK가 넥센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28일 인천경기에서 0대5로 완패했다.

2위 싸움의 주도권을 잡는 듯 했던 SK는 이날 패배로 다시 롯데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롯데는 어부지리를 얻었다.

SK는 67승2무57패를 기록, 2위 롯데에 다시 1게임 차로 뒤졌다. 객관적인 지표 상 롯데가 많이 유리해졌다. 롯데가 남은 4경기에서 거둔 승리보다 3승을 더 거둬야 SK는 2위를 차지할 수 있다. 즉 롯데가 3승1패를 거두면, SK는 남은 7경기에서 6승 이상을 거둬야 한다는 의미다. 더 중요한 것도 있다. 산술적인 부분 이외에 선수단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오히려 앞으로 2위 싸움에서 이 부분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Before(SK가 넥센에 패배를 당하기 전)

28일 넥센을 10대2로 완파했을 때 SK는 2위 롯데에 0.5게임 차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분명 2위 싸움의 주도권은 SK에 있었다.

한마디로 SK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2위 싸움이 달려있는 형국. 롯데가 남은 경기에서 3승1패를 거둔다고 가정할 경우 SK가 6승2패를 하면 됐기 때문이다.

사실 6승2패라는 수치는 쉽지 않다. 그러나 여기에 스케줄 변수가 있었다. SK가 남은 경기는 삼성 4차례, KIA 3연전이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느슨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KIA는 일찌감치 준플레이오프 대비를 하면서 윤석민 이범호 등을 전력에서 제외시킨 상태였다.

게다가 29일 넥센전 선발은 SK의 실질적인 에이스 브라이언 고든. 객관적인 전력이나 최근 침체에 빠진 넥센 타선을 감안하면 승리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상황은 롯데 선수단에 압박감을 주기 충분했다.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에 대한 압박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산술적인 진출 가능성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야구를 하기 때문이다. 숙련된 프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상대에게 어떤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느냐는 SK와 롯데의 2위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롯데의 베테랑 조성환과 홍성흔이 "밖에서는 롯데가 2위 싸움에 유리하다고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29일 경기 전 양상문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오히려 심리적인 부분에서는 SK가 앞서 있다"고 말했다.

▶After(SK가 넥센에 패한 뒤)

그러나 상황은 180도 뒤바뀌었다. SK가 일격을 당했다. 0대5로 완패했다.

일단 산술적으로 많이 힘들어졌다. 롯데가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거둘 경우, SK는 6승1패를 해야 한다.

단지 평범한 페넌트레이스 1패에 불과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너무나 치명적이다. 2위 싸움을 위해서 SK는 꼭 잡고 갔어야 하는 경기였다. 야구에서 가정법은 무의미하지만, 만약 잡았던 SK가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부과적인 효과도 있었다. 롯데 선수단에게 심리적으로 강한 압박감을 가할 수 있었다. 여전히 2위 싸움은 SK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하지만 수치상 가능성이 희박하다. 롯데가 4승을 거둘 경우 SK는 남은 7경기에서 전승을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1승과 1패의 미묘한 차이가 선수단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롯데는 한결 여유를 가지고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목표의식도 뚜렷해졌다. 3승을 거둘 경우 2위 가능성이 높아졌다. 때문에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명확한 목표가 있고 없고는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승부처에서 그렇다.

반면 SK는 악전고투를 각오해야 한다. 롯데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최소 6승을 해야 2위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목표의식이 흐려졌다. SK 선수단이 받는 심리적인 압박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만약 SK가 넥센에 승리를 거뒀다면 두 팀의 심리적 압박은 뒤바뀌었을 것이다.

아직도 2위 싸움은 모른다. 그러나 확실히 롯데가 유리해진 게 사실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넥센의 고춧가루 1승, 2위 싸움 SK와 롯데 선수단에 미치는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