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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마지막 퍼즐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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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단계를 넘었을 뿐, 마지막 퍼즐을 맞춰야 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 우승은 이미 류 감독의 안중에 없었다.

시점이 언제가 되느냐만 남았지, 사실상 우승은 일찌감치 결정된 상황이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KIA, SK 등 강자들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선 삼성은 지난 15일 이후 2위 팀과의 격차가 6게임 이하로 줄어든 적이 없다. 류 감독은 우승의 기쁨에 취해 있기 보다는 이미 한국시리즈를 노려보고 있었다.

초보 사령탑으로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짓고도 기쁨을 크게 드러내지 않은 것은 한국시리즈를 의식한 때문이었다. 류 감독은 경기후 "물론 기분은 좋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라는 한 고비가 남았다. 준비를 잘해서 우승하도록 하겠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어 류 감독은 "한 단계를 넘어섰을 뿐이다.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는 긴장을 풀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후 그라운드에서 페넌트레이스 우승 세리머니가 막 시작될 즈음 선수단과 기념 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던 류 감독은 느닷없이 전화기를 들고 덕아웃으로 황급히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으로부터 걸려온 축하 전화였다. 약 2분간 통화가 이어졌다. 류 감독은 "사장님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너무너무 재밌는 야구를 해줘서 고맙고, (한국시리즈 가서도)성적 의식하지 말고 지금처럼 재미있는 경기를 펼쳐달라고 해주셨다"며 통화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류 감독은 "지난 7월 잠실을 방문하셨을 때도 같은 말씀을 하셨는데 한국시리즈서도 지금과 같은 활기찬 야구를 보여주겠다"며 다시 한번 각오를 드러냈다.

류 감독은 또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 때 우승을 자신했었다. 오승환이 돌아오고 타선만 조금 가다듬으면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대로 됐다. 한국시리즈도 우승할 것 같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경기 전에도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관한 느낌은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취재진과의 이야기 주제도 온통 한국시리즈에 관한 것이었다. 한국시리즈 상대팀에 대해서도 "SK 올라오면 작년에 졌으니 복수전이 될 것이고, 롯데가 올라오면 장효조-최동원 추모 시리즈가 돼 의미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잔여 경기 운영에 관해 류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고 해서 상대를 봐주는 일은 없다"며 "진갑용을 빼놓고는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할 계획이다. 최형우도 (홈런, 타점 등)개인 타이틀이 걸려 있다"고 했다. 한국시리즈에 맞춰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경기 전후 그의 목소리는 한국시리즈를 앞둔 사령탑처럼 차분하면서도 비장하게 들렸다. 물론 자신감도 가득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