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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투혼': 전형적인 스토리, 하지만 그 무언가 좋은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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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을 보고 나서 '전형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키득키득 웃지 않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또 '어느 배우 하나가 연기를 못해서 몰입이 안돼'라고 말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마치 가정식 백반처럼 늘 먹던 음식 같지만, 분명 먹을 만한 상차림이 '투혼'이다.

허세로 중무장하고 자신밖에 모르던 왕년의 스타 투수가 아내의 시한부 판정을 알고는 다시 마운드에 서 퍼펙트 게임을 향해 달려간다는 스토리. 결코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곳곳에 아기자기한 장치가 숨겨져 있다. 처음에는 집에서 쫓겨나 마당에서 자던 주인공 윤도훈(김주혁)은 개과천선(?)한 뒤 나중에는 두 아이를 데리고 한 방에서 아내 오유란(김선아)과 잠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너무나 전형적인 '가족의 소중함'을 맛깔나게 보여주는 장면.

'내가 이런 데 감동할 줄 알고?'라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관객들은 웃음 코드로 무장해제시킨다. 다분히 경상도 관객들을 의식한 걸쭉한 사투리와 지역색이 풍부하게 묻어나는 코미디가 조미료로 준비돼 있다. 여기에 완벽히 녹아든 명품 조연 박철민, '제빵왕 김탁구'의 꼬마 탁구 오재무와 '최종병기 활'의 문채원 아역 전민서의 훌륭한 눈물 연기도 매력 포인트다. 무심한 표정의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보내는 독특한 응원의 메시지, 뭐가 나올지 대충 알면서도 관객은 감동을 받는다.

김선아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여인의 향기'와 시한부 인생 연기를 한다는 점에 불만을 가질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작품의 선택 시기는 한 달 정도 차이가 있었고, 캐릭터가 겹치지만 둘 다 좋은 작품이어서 선택했다는 배우 김선아를 나무랄 일은 아닌 듯 보인다. 무엇보다 두 작품 모두에서 김선아는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엘리트 스타일의 '차도남'부터 망나니 부산 사나이까지 모든 캐릭터가 소화 가능한 김주혁도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투혼'은 10월 6일 개봉된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