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어! 이게 누구야? 흙속의 진주는 과연

by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사람에게 기회란? 너무 소중하고, 너무 절실하고, 이를 악물고 꽉 잡아야 할 동아줄이다.

시즌 막판, 동아줄이 내려온다. 꽉 잡으려는, 굳은 살이 배긴 거친 손들이 눈에 띄인다. 유강남 최인영(이상 LG) 홍명찬(SK) 양 현 안규영(두산)…. 다들 낯선 이름들이다. 그동안 성공이란 목표 하나에 눈문 젖은 빵을 먹고 뛰고, 또 뛰었다.

대부분 9월 확대엔트리에 맞춰 1군에 올라온 이들이다. 벤치에서는 기회라는 동아줄을 '툭' 던져줬다. 테스트다. 그 다음은 그들의 몫이다. 잡고, 못잡고는 자신의 책임이다.

유강남(19)은 포수다. 올해 신인으로, 계약금 4000만원을 받았다. 액수에서 나타나듯 주목을 받은 순번이 아니다.

그런데 2군에서의 평가가 좋았다. "뽑아놓고 보니 재목"이라는 말이 나왔다. 팀에서는 한번 키워보려고 올렸다. 하지만 아직 한타석에 서본 게 전부다.

유강남과 22일 같은 날에 데뷔한 투수도 있다. 신고선수 출신 최인영(22)이다. 작년 영동대를 졸업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4승2패를 했다. 그러나 아직 특별한 장점이 보이지는 않는다. 1⅓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의 성적표. 기회가 주어질 때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는 게 절실한 위치다.

홍명찬(24)은 화려한 과거가 있었다. 한서고를 졸업한 2006년, 2차2번으로 SK에 입단했다. 대형 유격수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 해 성적은 2경기 출전에 무안타. 이후 2008년 입대를 했다. 1군의 높은 벽에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 제대후 한차례 변신을 시도했다. 오른손으로 쥐던 방망이를 왼손으로 거머쥐었다. 김경기 코치와 '합작'을 했다.

올해 1군에 올라와 8경기서 11타수2안타에 그치고 있다. 아직은 별로지만, 김 코치는 내심 '작품'으로 기대한다고 한다.

양 현(19)은 한화 양 훈의 친동생이다. 대전고를 졸업, 올해 계약금 3000만원을 받았다. 정통파인 형과는 달리 언드핸드스로 투수다. 성적은 3경기에서 1패,방어율 5.40. 팀에서는 불펜에서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같은 팀 안규영(24)은 올해 경희대를 졸업했다. 작년 대학하계리그 MVP를 받았었다. 퓨처스올스타전에서는 북부리그 선발로 나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1군에 내놓을만한 이력서다. 그러나 1군에서는 5경기서 1패, 방어율 8.47이다. 아마와 2군에서는 어깨에 힘 좀 줬지만, 아직 어림없는 실력이다. 다만 140㎞ 중반대의 직구는 눈에 띈다. 코칭스태프는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 이들은 불평등한 경쟁속에 내몰려 있다. 화려한 스포트를 받고 입단했던 동기들과 출발점부터 다르다. 기회에서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 이겨내야 할 자신들의 몫이다.

한화 장종훈 코치는 신고선수의 신화를 썼다. 91,92년 MVP, 90~92시즌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지금은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다. 하지만 '흙속의 진주'는 분명히 있다.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