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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칵테일] 여자의 유혹을 거부하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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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칵테일] 여자의 유혹을 거부하는 남자들?



여자는 남자에 비해서 섹스하기가 쉽다. 상대의 눈치를 보며 '언제 어떻게 같이 자자고 해야 변태 취급을 받지 않을까' 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고, 방금까지 열렬한 키스를 하다가 표정 딱 굳히고 "왜 이래, 짐승처럼?" 하고 정색하는 여자 때문에 무안해할 염려로, 여자 기분 맞춰주며 적당히 빈틈을 보일 때까지 호시탐탐 기다릴 필요도 없다.

섹스를 자연스럽게 잘 시작하는 여자들을 보면, "커피 마시고 갈래?" 쿨하고 솔직하게 말한다거나 키스할 때 좀더 적극적(?)인 리액션을 취해준다거나 식으로 약간씩의 적극성을 띠거나 '적절히 받아줄 줄 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나도 딱 두 번 남자에게 거절당한 적이 있다. 오래 전 칼럼에서 말한 유부남이 그 첫 번째 남자였다.(당시 그 사건을 일컬어 나의 지인들은 '남자들은 절박한 여자들을 무서워한다. 이 여자랑 자면 한 번 자는 걸로 안 끝나겠구나, 나의 가정을 위협하겠구나, 이런 공포심은 남자의 동물적인 욕망마저도 잠재운다'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또 다른 남자는 최근에 나타났다. 나는 얼마 전부터 계속 그와 자고 싶었다. 사실 그는 좀 만만했다. 애인과 헤어진 지 오래요, 술 마실 때 은근 손목을 잡는다거나 얼굴을 아주 가까이 대고 이야기하는 등 스킨십에 적극적이었고, 나에게 꽤 자주 연락을 해오는 편이기 때문에 우리는 친구를 빙자하여 남녀 사이의 성적 긴장을 서로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 이 남자와는 자고 난 뒤에도 어색하지 않을 거야, 아니 자고 나서 '아무 일 없던 척'해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였을 것이다 그와 처음으로 단둘이 술 마시던 날, 우리는 엉망진창으로 취했다. 거동도 못 할 정도로 취해서 택시에 나란히 탄 후, 내가 먼저 슬쩍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무 반응도 없었다. 이번에는 더 용기내어 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었다. 앗, 그러나 역시 그는 꾸벅꾸벅 졸 뿐 아무런 반응도 없다. 그러더니 갑자기 "여기서 세워주세요~" 하고는 자기 집 앞에서 훌쩍 내려버리는 것이다!

보통 그런 상황에서 남자가 약간만 고개를 기울이면 정확하게 키스하기 좋은 자세가 나온다. 그런데 왜 그는 그렇게 가버렸을까!

어쩌면 그 남자도 두려웠던 게 아닐까. 확신할 수 없는 사이, 몸부터 맺는 관계, 실수처럼 이루어진 하룻밤, 그런 것의 허무함을 알 나이도 되었다. 아니면 나에게 말하지 않은, 정말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막 사랑에 빠진 남자는 웬만하면 절대 다른 여자에게 한눈팔지 않는다. 아니면 나와 정말 좋은 우정을 유지하고 싶었을까? 순간의 욕망에 '남녀를 초월하는 좋은 사람'과의 우정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 아니면, 정말 내가 그에게 여자로 안 보였던 걸까!

다양한 고민 끝에 나는 그가 술에 과도하게 취했던 걸로 결론 내렸다. 내가 손을 잡았는지도, 어깨를 기대왔는지도, 딱 키스할 수 있는 타이밍을 제공한 것도 모두 인식하지 못할 만큼 술에 취한 상태. 그 상태까지 술을 마신 거라고.

하지만 왠지 불길한 직감은 아무래도 어쩔 수 없다. 이 모든 게 '내가 그에게 여자로 안 보인 것'에 대한 자기 위안일지도 모른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