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와 알드리지의 차이는 꽃등심과 양념갈비다.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진 않지만 왠지 정감 가는 용병들이 바로 넥센의 투수 브랜든 나이트와 외야수 코리 알드리지다.
나이트는 2009년에 삼성에 입단하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가 3년차. 알드리지는 올해가 첫 시즌이다. 둘 모두 한국 생활을 즐기고 있다. 나이트는 이미 삼성 시절부터 "나중에 한국에서 코치도 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23일 삼성전을 앞두고 "한국 생활 좋아하는 건 알드리지도 못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김시진 감독이 밝힌 에피소드 한가지. 일전에 부산 원정때 좋은 고깃집에 두 용병을 데리고 간 적이 있다. 아무래도 타국 생활이 쉽지 않을 용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편인 김시진 감독이 '소맥 폭탄주'까지 한잔 만들어 권하며 고기를 먹였다. 나이트는 한화 가르시아처럼 이미 '소맥'의 매력에 푹 빠진 용병이기도 하다.
처음엔 꽃등심을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나이트가 맛을 음미하며 잘 먹는 반면 알드리지는 뜻밖에도 먹는 속도가 시원찮았다. 잠시후 양념갈비가 나왔다. 맛을 본 알드리지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아니, 이렇게 맛있는 걸 왜 이제서야 시켰냐"면서 나이트를 타박했다고 한다. 김시진 감독은 "알드리지는 한국 첫해라서 그런지 달달한 양념갈비를 더 맛있게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알드리지를 쳐다보는 나이트의 대답이 걸작. "그거(양념갈비) 보다 이게 훨씬 더 맛있고 비싼거야."
김시진 감독에 따르면, 나이트는 평소 회초밥집에 가서도 본인이 알아서 한국 사람들 식성에 맞는 걸로 척척 알아서 시킨다고 한다. 만약 나이트가 묵은지와 김치의 차이까지 알고 있다면, 그는 한국 사람 다 된거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