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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 "안치용은 일반사람 손을 가진 야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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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롯데와 SK의 경기가 열리는 부산 사직야구장. 롯데 양승호 감독이 덕아웃 벤치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도망을 간다. SK 덕아웃 쪽에서 안치용이 양 감독을 발견하고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걸어오고 있다.

양승호 감독 : 어이쿠. 저 녀석 또 오네. 숨어야겠다. (안치용이 롯데 덕아웃으로 거의 다 다가왔다.)

안치용 : 아이. 감독님. 제 인사는 받아야죠. 어디 가세요.

양 감독 : 안 받아. 안 받아. 니 인사는. 그냥 가.

안치용 : 너무 하시는 거 아니에요. 어제도 인사하러 갔는데 주먹을 앞으로 내밀면서 그냥 가라고 해놓고서는.

양 감독 : (웃으면서) 그래도 안 받아. 그냥 빨리 가. (양 감독에게는 옛 제자들의 인사를 받으면 경기에서 지는 징크스가 있다. 예전 LG와의 경기에서도 이병규 조인성의 인사를 받았다가 경기에 패한 경험이 있다. 안치용은 신일중 시절 1년 간 양승호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안치용 : 아 정말. 제가 어제 경기 도와줬잖아요.(안치용은 4-5로 뒤진 9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어제 경기의 결정적인 승부처였다.)

양 감독 : 도와주기는 뭘 도와줘. 그래도 안 받아. 어서 가.

안치용 : 어제 제가 감독님 생각해서 일부러 안 친건데. 그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합니다. 그러면 오늘 제가 안 봐 줍니다.(안치용의 천연덕스러운 농담에 폭소가 터진다. 안치용은 끝내 양 감독에게 인사를 하지 못하고 SK 벤치로 돌아간다.)

양 감독 :(주위의 취재진을 향해) 쟤는 예전에 정말 야구 잘했는데. 신일고, 연세대 시절에 치용이가 다 했지 뭐. 타고난 야구천재야. 야구천재. 근데 치용이 손이 일반인 손하고 똑같애. 어떻게 배트를 쥐고 치는 지 모르겠네. (안치용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양 감독의 말이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