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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외환은행이 끊임없이 구설수에 시달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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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의 '모럴 해저드'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외환은행의 종합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임원자녀의 특혜 채용을 적발해 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하반기 공개채용을 할 때 외환은행은 한 임원 자녀의 자기소개서 평가 시 객관적인 근거없이 만점을 줬다. 당시 임원 자녀는 자기소개서를 제외한 서류전형 점수가 1차 합격선에 미치미 못했으나 면접 대상자로 선정된 뒤 결국 최종 합격했다.

금감원은 신입직원 채용업무를 부당 처리한 당시 인사담당 임원에 대해서는 감봉 3개월 상당의 징계를 내렸다. 부당하게 합격한 신입직원의 아버지는 임원에서 퇴임한 상태다.

▶외환은행은 '모르쇠 은행'?

외환은행측에 '2008년 부당하게 합격한 신입직원이 현재 근무하고 있느냐'고 묻자 "모른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부당하게 합격했더라도 은행에선 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배짱이나 다름없다. 외환은행은 당시 70여명의 신입직원을 선발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외환은행 직원들의 불법 개인신용 정보조회 사실도 적발해 냈다. 지난 2009년 10월2일부터 2011년 2월23일까지 외환은행 직원 14명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가족 등의 개인신용 정보를 1173회나 부당 조회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용정보 취급 및 조회권한 부여 시 직급별·업무별 당위성 여부를 면밀하게 심사하지 않고 과도하게 부여함으로써 불법행위가 저질러졌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외환은행의 이같은 도덕 불감증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3년 말 국제투기 자본인 론스타가 대주주가 된 이후 외환은행은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라 은행계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4월 외환은행의 선수촌 WM센터지점에선 거액의 횡령사고가 발생해 해당지점에 영업정지 3개월의 흔치 않은 징계가 내려지기도 했다. 전 WM센터 지점장은 2006년 7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임의로 보관하던 고객통장과 인감 등을 이용해 12명의 예금 등 683억2100만원을 부당 인출했다. 또 횡령자금 가운데 72억원을 부당 대출해 준 사실도 적발됐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은 선수촌 WM센터 지점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했는데도 불구하고 횡령사실을 조기 발견하지 못함에 따라 내부통제 소홀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해외 영업망이 잘 구축된 외환은행의 해외지점에서도 잇따라 사고가 터졌다. 외환은행 오사카지점은 지난해 1월 현지 폭력조직의 돈세탁에 도움을 줬다가 일본 금융당국으로부터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 20008년 말에는 오스트레일리아 현지법인에서 현지인 책임자가 700만 오스트레일리아달러(약 60억원)을 횡령한 사고가 일어났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법인에서도 신용장을 개설해준 교포업체의 부도로 2000만달러를 받지못했다.

▶대외적으로만 윤리경영

외환은행은 대내외적으로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윤리강령에 따르면 업무를 수행할 때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며 금융사고 예방을 위하야 노력한다고 돼 있다. 또 고객의 알권리를 보호하며 고객과 불공정한 거래행위를 하지않고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 비밀을 보장하며,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외환은행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고들을 살펴보면 윤리경영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들이다.

지난 2009년 4월 취임한 래리 클레인 은행장의 관리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CEO로서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지못해 불미스런 일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

래리 클레인 은행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외환은행은 철저한 비용관리 능력 및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윤리경영을 실천함으로써 소중한 고객과 은행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론스타가 인수한 후 외환은행의 내부통제 능력이 날이 갈수록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