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기준으로 8월에만 15승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롯데. 지금의 기세라면 4강은 물론 2위 자리까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9, 10월 남은 일정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고 있다. 선수들의 체력 문제 때문이다. 홈이 부산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이동거리 문제, 그리고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체력 문제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일단 이동거리 문제부터 보자. 롯데는 30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홈게임을 시작으로 남은 기간 동안 부산-잠실-인천-부산-대구-청주-잠실-부산-대전-부산 순으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부산에서의 이동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이 피로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양 감독은 "그렇게 민감하게 생각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시즌 내내 비슷한 일정을 소화해 온 선수들이다. 경기 일정에 큰 불만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경기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휴식일이 있는 만큼 충분히 체력을 회복할 시간도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선수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문규현은 "밤새 버스를 타고 이동해 다음날 경기를 치르면 분명 피곤하긴 하다. 하지만 1년 내내 그렇게 해왔던 만큼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이어갔다. 롯데는 특히 주전 야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 이 중 이대호, 전준우, 손아섭, 문규현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전준우, 문규현은 풀타임 소화도 처음이다.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 이들이 100% 능력을 발휘하려면 지금 휴식을 줘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수시로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며 "물론 잔부상이 있거나 페이스가 떨어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팀이 상승세이기 때문에 지금의 라인업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물론 남은 일정 동안 계속 선수들을 출전시키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이번 삼성-KIA-LG 6연전이 1차 분수령이고 9월10일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내달 10일께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는 2위 싸움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나면 그 때 부터 선수기용에 여유를 두면서 포스트시즌에 대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그 때까지는 지금의 주전 라인업을 유지해 더욱 치고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양 감독은 마지막으로 "힘든 상황에도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고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