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김시진-박종훈감독, "4월29일 모든게 시작됐다"

by



LG에게는 대형 참사였다. 25일 지면서 넥센전 6연패. 올시즌 상대전적 5승10패로 완전히 밀렸다. 4강 꿈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전력으로 보면 LG가 위면 위지, 결코 아래가 아니다. 하지만 나온 결과가 정반대다. 이유가 뭘까.

사실 두팀은 '원한'이 있다. 2007년 현대시절(넥센 전신) 김재박 감독이 LG로 자리를 옮겼다. 팀이 어려울 때 사령탑을 빼간 것을 두고 넥센 선수들의 감정이 좋지 않았다. "LG에게만은 지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작년에는 LG가 10승9패로 앞섰다. 김시진 감독도 "지금은 LG라고 해서 꼭 이기겠다고 덤벼드는 것은 없다. 그럴 전력도 되지 않는다"며 웃는다. LG 박종훈 감독은 "전력이 앞서도 만나면 안풀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유를 찾기 위해 올시즌을 되짚어봤다. 그랬더니 두 감독이 똑같이 언급한 경기가 있다. 바로 4월29일, 올시즌 첫 맞대결이다. LG 악몽의 출발은 이 날이었다.

▶기를 죽이지 못했다

4월29일, 두팀은 잠실에서 만났다. 그날 일방적인 분위기였다. LG가 2회 3점, 6회 5점을 내며 8회까지 8-3으로 앞섰다. 그런데 9회초 동점 위기까지 몰렸다. 구원진의 난조로 8-7까지 쫓겼다. 결국 8대7로 이겼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박 감독은 "넥센의 기를 꺾었어야 했는데"라며 "올시즌 넥센과 만나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도 그 경기를 이야기 한다. "사실 첫 대결이 큰 의미가 있었다. 9회에 한점차까지 쫓아가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후반에 승부를 많이 보는 팀컬러다. 그런데 LG는 불펜이 약하지 않나. 그래서 6회 정도까지 큰 점수차로 뒤지지만 않으면 선수들이 이길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넥센은 7회에서 9회까지 타율이 2할6푼6리다. 연장전에서는 3할1푼. 반면 1~3회는 2할5푼, 4~6회에는 2할4푼1리다. 또 경기후반을 책임지는 구원투수(3.62) 방어율이 선발(5.23)보다 좋다.

▶집중력에서 차이가 났다

그렇다면 자신감은 경기에서 어떻게 나타났을까. 결론적으로 보면 집중력에서 차이가 났다.

올시즌 LG의 넥센전 방어율은 4.55다. 넥센은 4.53, 큰 차이가 없다. 공격에서는 LG가 앞선다. 타율(0.278-0.265), 홈런(9개-5개), 도루(24개-12개), 안타(148개-135개) 등에서 모두 우위에 있다. 여기까지 보면 뒤질 이유가 하나도 없다. 뒤지는게 오히려 이상하다. 그런데 한가지를 언급하면 이야기가 180도 달라진다. 득점이다. LG는 15번 맞대결에서 총 73득점, 넥센은 78득점이다. 즉 찬스에서 집중력이 달랐다는 것이다. 잔루도 LG가 126개, 넥센은 109개다.

김 감독은 "우리가 잘한 경기도 몇경기 있었지만 많은 부분에서는 LG가 못한 덕을 봤다"고 했다. 결국 LG는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넥센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