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위에서 가장 강했던 남자. 현실의 금전 문제 앞에서는 번민을 거듭한 한 인간일 뿐이었다.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 수상자가 엽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전 볼티모어 좌완 투수 마이크 플래너건(60)이 자살했다. MLB.com 등 미국 언론은 26일(이하 한국시간) '1979년 사이영상 수상자 플래너건이 25일 오후 메릴랜드 자택 뒷편 약 80m 지점에서 총으로 머리를 쏴 자살했다'고 보도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을 조사중인 경찰은 플래너건이 최근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의 아내 알렉스 플래너건은 "그날 오전 1시남편 목소리는 화가 나 있었다. (이유를 묻자) 나중에 이야기 해주겠다고 했었다"며 오열했다. 사건 당일 외부에 있던 아내는 통화가 되지 않자 이웃에 전화를 걸어 체크를 부탁했다. 집에서 남편을 발견하지 못한 이웃은 즉시 911에 전화를 걸었고 경찰은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기 힘들 정도로 훼손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83년 볼티모어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던 플래너건은 볼티모어와 토론토에서 지난 1975년부터 1992년까지 18시즌 동안 빅리그에서 167승143패, 방어율 3.90을 기록했다. 볼티모어에서 141승116패를 기록한 플래너건은 볼티모어 명예의 전당 멤버이기도 하다. 79년 23승9패 방어율 3.08을 기록하며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은퇴 후 볼티모어에서 코치와 직원으로 활동하던 플래너건은 최근 볼티모어 전담 방송 해설가로 활동중이었다. 그는 오는 주말 열리는 볼티모어-양키스 중계를 앞두고 있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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