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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이적]경쟁상대 만만, 측면 또는 2선 임무 떨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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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선수에게 주전 경쟁은 숙명과도 같다. 아무리 실력이 입증된 선수여도 새 둥지에서 자신의 기량과 동료들과의 호흡을 증명해야 한다. 천문학적인 이적료와 연봉으로 세간에 화제를 뿌리고도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선수들은 그동안 숱하게 많았다.

릴 이적에 성공한 박주영도 주전 경쟁을 거쳐야 한다. 릴에는 여러 명의 공격수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1 득점왕인 무사 소우의 입지는 절대적이다. 소우를 제외한 기존 선수 중에서는 브라질 출신의 툴리우 데 멜루가 눈에 띈다. 이외에 올 시즌을 앞두고 각각 생테티엔과 랑스에서 이적해 온 디미트리 파예와 루니 로델린이 공격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에도 소우의 입지는 절대적이다. 리그 득점왕 출신의 자리를 뺏기는 아무래도 무리가 따른다. 원톱 자리는 소우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박주영은 제르비뉴가 섰던 측면 자리를 맡게 될 전망이다. 딱히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어서 무난한 입성이 점쳐진다. 지난 시즌 모나코에서 중앙과 측면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박주영이었던만큼, 큰 무리는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으로 위치를 바꾸게 되면 소우의 파트너 임무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멜루, 파예와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지에서는 박주영과 이들 간의 기량 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릴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릴이 주목하는 것은 박주영의 폭넓은 활동량과 정신력이다. 프랑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릴은 기량보다 박주영의 정신적인 부분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박주영 영입을 통해 다른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겠다는 심산'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은 측면 공격수 내지 섀도 스트라이커가 박주영의 임무가 될 전망이다.

활약에 대한 전망은 밝다. 세 시즌간 리그1에서 활약하면서 상대팀 수비수들의 움직임은 모두 파악했다. 모나코 시절 상대팀 수비수들이 '박주영만 막으면 이긴다'고 할 정도로 무시못할 실력을 과시했기 때문에, 막강한 동료들의 지원을 받는 릴에서는 더 좋은 활약이 예상된다. 장기 계약으로 그간의 부담을 털어낸 점도 밝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박주영은 모나코 시절 항상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병역 의무 이행 전에 더 큰 무대에 가기 위해서는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때문에 출전에 집착했고, 잦은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릴은 모나코보다 여유가 있는 팀이다. 릴은 병역 의무 이행 전까지 계약을 보장해줬다. 그간 지고 있었던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게 됐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