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7·세종고)가 26일(한국시각) 독일 베를린에 입성했다.
베를린 마스터스 그랑프리 시리즈(8월27~29일)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월드컵(9월3~8일)에 잇달아 출전한다. 최종 목표는 9월 15일 개막하는 프랑스 몽펠리에세계선수권이다. 세계 톱15에 입성, 런던올림픽행 티켓을 따내야 한다.
베를린 마스터스 그랑프리 시리즈의 경우 독일 지역대회이긴 하지만 정상급 유럽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대회다. 직전 대회인 헝가리 KFK 그라시아컵 대회에서 종합 3위에 오른 자신감으로 그랑프리, 월드컵 대회에 도전한다.
러시아대표팀과 함께 노보고르스크에서 베를린으로 이동한 손연재는 26일 트위터를 통해 도착 소식을 직접 알렸다. '당찬 10대' 손연재는 에이전트나 부모의 도움 없이 '나홀로' 이동한다. 어려서부터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배우며 자랐다. 40㎏대 초반의 가녀린 체구에 옷가지는 물론 수구(볼 후프 곤봉 리본)까지 이고지고 세계를 누비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손연재는 올 시즌 내내 그랑프리 대회와 러시아 전훈을 혼자서 전사처럼 치러냈다. 올해 1월 9일 첫 러시아 전지훈련에 나선 이후 국내에 머문 건 CF 촬영 일정과 갈라쇼 준비 등을 위해 보낸 한달 남짓이다. 어느덧 짐 싸는 데도, 시차에도 익숙해졌다. 이번엔 베를린-타슈켄트로 이어지는 보름 가까운 일정인 만큼 짐도 적지 않다. '짐이 많아서 들고 왔더니 어깨가… 흑흑'이라는 트위터 글엔 고충이 그대로 묻어난다. 모두 런던올림픽행 '꿈' 하나를 위해서다.
9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몇 가지 변화도 있었다. 임신으로 쉬고 있는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 대신 코로드코바 나데즈다 코치가 손연재를 전담한다. 볼과 리본 등 일부 프로그램은 수정 작업을 통해 예술성과 안정감을 더했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2번의 결선 진출(키예프, 코르베유에손 월드컵)을 이루며 자신의 최고점(27.575점)을 잇달아 경신한 후프 종목의 선전이 기대된다. 가장 최근인 헝가리 그라시아컵에선 28.100점을 기록했다. 월드컵 시리즈에서 취약했던 곤봉(27.625점)과 리본(27.425점)에서도 27점대를 기록했다. 후프나 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곤봉, 리본 종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낼 경우, 사상 최고 성적인 톱10 진입도 기대해볼 만하다. 손연재 본인은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프로그램 완성도과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전념하겠다"는 각오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