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전북 현대와 부산 아이파크가 27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릴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3라운드에서 한판 대결을 펼친다.
두팀의 팀 컬러는 극과 극이다. 전북은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축구계 명언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 일명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축구철학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불필요할 정도로 공격하다가 잠그지 않아 실패한 적도 있다. 수비 안정은 리그 우승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공격력은 더 절대적인 요건이다"고 말한다. 이런 최 감독의 지도철학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위력을 떨치고 있다.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리그 22경기에서 49골을 폭발시켰다. 16개 구단 중 최다 득점이다. 주포는 이동국(32)이다. 13골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 21일 포항전에선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물오른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기관총으로 대변되는 김동찬(8골) 에닝요 이승현(이상 5골)도 공격에 파괴력을 더하고 있다.
안익수 부산 감독의 축구철학은 최 감독하고 정반대다. 수비의 안정이 최우선이다. 안 감독이 추구하는 수비 포메이션은 포백(4-back)이다. 그러나 부산의 실정에 맞게 시즌 초반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고 수비 시 다섯 명의 선수를 수비진에 배치시킨다. 무엇보다 페널티박스 앞에서 상대 공격이 전개될 때 안 감독의 '컴퓨터 수비'는 돋보인다. 그물망처럼 촘촘한 조직력이 가동된다. 일사분란하다. 많은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해서 우왕좌왕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페널티박스 앞에서 볼을 잡은 상대 선수에게 한명의 선수가 압박이 가해지면 자연스럽게 나머지 뒤를 받치는 수비진의 간격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마치 컴퓨터가 빠르게 간격의 거리를 계산해내는 모습이다.
이후에는 전광석화 같은 역습이 펼쳐진다. 폭풍이 몰아치는 듯하다. 최전방 공격수를 비롯해 양쪽 측면 공격수들이 채 상대 수비진이 정비되기 전 골망까지 흔들고 돌아온다.
변수는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한윤과 중앙 수비수 황재훈의 경고누적이다. 안 감독의 '컴퓨터 수비' 전술의 핵심자원인 이들의 공백을 얼마나 메우느냐가 부산이 올시즌 홈 무패 경기수를 '15'로 늘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