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기싸움이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에 정상을 놓고 다투는 세 사나이 다이론 로블레스(25·쿠바), 데이비드 올리버(28·미국), 류시앙(28·중국)이 경기가 열리기도 전에 입싸움을 벌이고 나섰다.
남자 110m 허들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각축이 치열하다. 어느 누구 하나 우승을 장담하기 힘들다. 최고기록에서는 로블레스가 앞선다. 로블레스는 2008년 6월 12초87을 찍어 세계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올 시즌 기록을 보면 올리버다. 올리버의 올 시즌 최고기록은 12초94로 류시앙(13초00), 로블레스(13초04)보다 앞선다. 아시아에서는 단연 류시앙이다. 2007년 오사카대회에서 류시앙이 레이놀스(8위), 올리버(24위)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류시앙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의 특성에 맞는 말싸움이었다. 로블레스는 세계기록을 들고 나왔다. 로블레스는 26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불가능은 없다. 날마다 세계기록을 깨는 꿈을 꾼다"고 했다.
2시간 뒤 기자간담회에 나선 올리버는 올시즌 기록이 가장 앞서는 것을 무기로 삼았다. 올리버는 대구 율하동 선수촌 기자회견장에서 "로블레스나 류시앙은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이 13초를 밑도는 강력한 경쟁자들"이라면서도 "이들이 강력하다고 해서 특별히 긴장하지 않는다. 항상 함께 달리는 경쟁자들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류시앙은 여유가 느껴졌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류시앙은 우승이 중요하지 않았다. 25일 입국한 류시앙은 대구공항 도착장에서도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하지만 입국전 중국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내 자신에게만 집중할 것이다. 레이스를 즐기고 싶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후회없다"고 말했다.
남자 110m 허들 결승은 29일 밤 9시 30분 열린다. 대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