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대표 먹거리인 밤이 제철을 만났다. 밤의 수확 시기는 보통 8월 말에서 10월 중순. 해마다 이맘 때면 각종 밤 축제가 전국에서 열린다. 특히 추석은 가족끼리 모여 밤을 따기 좋은 기회다. 그러나 밤을 따다가 부주의로 밤송이에 눈이 찔리면 안구가 손상되거나 심한 경우 실명도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밤송이의 표면에 돋아 있는 밤가시는 얇은 바늘처럼 끝이 매우 날카롭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밤송이를 얼굴에 맞게 되면 자칫 눈이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눈꺼풀이 가시에 찔리면 가시에 묻어 있는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에 의한 감염으로 봉와직염과 같이 눈꺼풀이 부어오르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드물지만 눈 안쪽이 찔린 경우에는 각막궤양, 포도막염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수정체가 가시에 의해 손상을 입게 되면 외상성 백내장 등 합병증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안내염을 유발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증상이 가볍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각막의 두께는 가장 얇은 중심부가 0.5-0.6㎜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밤가시가 각막 전층을 뚫고 안구 전방이나 홍채, 수정체 등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눈의 안쪽 부위가 가시에 의해 손상을 입으면 처음에는 이물감, 눈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차츰 염증이 생기면서 시력 저하, 안구통 등의 2차 증상이 나타난다"며 "눈이 가시에 찔리면 증상이 경미해도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눈꺼풀 등 피부에 박힌 밤송이 가시는 즉시 제거하면 되지만 눈꺼풀 안쪽, 안구 주위 혹은 각막에 박힌 가시는 빼내기가 쉽지 않다. 섣불리 제거하려다 더 깊이 들어가 심각한 안구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럴 때는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은 후 이물제거술 및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글 등 안구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안전하게 밤을 따는 것이 가장 좋다. 챙이 있는 모자나 안경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