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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야구선수 아빠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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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놀이공원에 가기로 약속했어요."

프로야구 선수들은 좋은 아빠가 되기 힘들다. 홈 경기가 끝나면 늦은 밤이 되고 원정 3연전을 떠나면 얼굴조차 볼 수 없다. 그나마 원정 경기는 양반이다.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면 두 달 이상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한다.

여기에 경기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쉬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즉, 아빠로서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면 아이들도 '야구선수 아빠'를 좋아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롯데 홍성흔의 얘기다.

모처럼 만에 홈 6연전. 22일 월요일은 원정을 떠나지 않아도 돼 롯데 선수들에겐 꿀맛같은 휴식일이었다. 하지만 홍성흔은 아내 김정임씨와 딸 화리, 아들 화철이와 함께 부산의 한 놀이공원에 가기로 일찌감치 일정을 잡았다. 홍성흔은 "시즌 중엔 바쁘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늘 미안했다. 그래서 모처럼 만에 가족 나들이를 계획했다"고 했다. 앞으로 펼쳐질 치열한 순위경쟁을 앞두고 쉬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홍성흔은 이에 대해 "물론 그런 마음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행복할 수 있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홍성흔의 자식 사랑. 놀이공원에 한 번 같이 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월요일 부산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날은 무조건 화리, 화철이와 데이트를 하는 날이다. 극장에서 영화도 보고, 마트에서 함께 쇼핑도 한다.

지난 7월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도 화리, 화철이와 함께 했다. 특히 홍성흔은 에스코트 어린이들과 함께 입장한 선수들과는 달리 양팔에 화리와 화철이를 안고 등장해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덕아웃 뒤에서는 타 팀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화리, 화철이를 자랑하느라고 여념이 없었다.

어느날 주중 경기가 끝난 후 늦은 밤, 그날 경기에서 활약했던 홍성흔을 보충 취재하기 위해 전화를 건 기자는 "잠시만요, 화리를 재우려면 자장가를 불러줘야 하거든요"라는 홍성흔의 말을 듣고 혼자 웃었떤 기억도 있다.

홍성흔은 최근 세 살인 화철이가 아빠가 야구하는 모습을 지켜본다고 했다. 부산 홈 경기 후 집에 들어가면 화철이가 가장 먼저 달려나와 "아빠, 오늘 안타 몇 개 쳤어"라고 묻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홍성흔은 "경기가 잘 안풀린 날에도 이런 화철이의 모습을 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그날의 피로도 싹 풀린다"며 "야구선수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많아 늘 미안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