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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윤석민, 무럭무럭 자라는 해결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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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결사'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두산 윤석민이 해결 본능을 발휘하며 차세대 중심타자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윤석민은 9일 잠실 SK전에서 0-1로 뒤진 9회말 동점 솔로포를 날리며, 2대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석민은 SK 투수 송은범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패색이 짙던 두산은 윤석민의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전형적인 해결사의 홈런, 그것이었다.

두산은 시즌초부터 윤석민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윤석민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김동주 최준석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김동주가 지명타자로 나서는 등 팀내 내야진 역할 구도가 바뀌면서 6월초까지는 종종 선발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해 주위의 아쉬움을 샀다. 변화구에 대한 약점, 수비에서의 불안감 등이 끊임없이 드러났다.

그러나 최근 변화구 대처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이날 홈런을 치기 전인 7회 타석에서는 SK 정우람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중간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SK 중견수 김강민이 펜스 바로 앞에서 점프해 겨우 잡아냈을 만큼 잘 맞은 타구였다. 집중력과 상대의 볼배합을 읽는 능력이 좋아졌다. 노림수가 생겼다는 이야기다.

윤석민은 지난 2004년 신인 2차 3라운드서 두산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올해 프로 8년차로 그동안 무명 생활이 무척 길었다. 구리인창중 1년 후배인 KIA 투수 윤석민과 동명이인으로 오히려 더 관심을 받았을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2군서 17홈런, 59타점을 때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직 윤석민은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잡지는 못한 상황이다. 올시즌 성적은 이날 현재 50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3홈런, 10타점.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해결 능력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

윤석민은 "6월초까지 선발로 출전하다가 대타로 나가고 있는데 다시 준비를 잘해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