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아이돌을 보는 시각은 양극단을 달린다. 한쪽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포석"이라고 주장하지만 또 다른 한쪽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연기력이 검증된 이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드라마 제작사 어치브그룹디엔의 정승우 대표는 "아이돌의 드라마 출연은 이제 거스르기 힘든 대세다. 아이돌이라고 연기력이 모자라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며 "특히 요즘의 아이돌들은 연기하는 것까지 감안하고 연습생 시절을 보내기 때문에 준비가 꽤 철저한 편이다. 이중 옥석을 가리는 것은 제작자나 PD 등 캐스팅하는 이들의 몫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정 대표는 "해외 시장에 있어서도 아이돌 멤버들의 드라마 출연은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아이돌 멤버가 출연했나 안했나에 따라 해외 판권 수익의 수준은 천지차이다"라며 "최근에는 한국 시장만 보고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힘든 환경이 됐다. 때문에 아이돌의 드라마 출연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려하는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한 드라마를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박모 제작PD는 "우선은 연기력 검증이 먼저다"라고 못박았다. 박PD는 "그동안 드라마를 해오면서 연기력이 수준 이하인 아이돌 멤버들이 이름값만 앞세워 캐스팅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며 "그런 경우 대부분의 작품이 참패를 맛봤다. 게다가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아이돌 연기자가 주연급으로 투입돼 작품에 치명타를 입히는 경우도 봤다. 좋은 대본과 스태프를 갖춘 작품이 그런 모양새가 되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에서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한 번은 비싼 값에 팔릴 수도 있겠지만 다음 번에는 사지 않게 될 수도 있다"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먼저고 아이돌 투입은 두 번째다. 무분별하게 캐스팅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아이돌의 드라마 캐스팅은 꾸준히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특정한 제도적 장치나 해법이 없는 한 이같은 논란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