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웅(21·한국체육대)이 29일 오후 생애 첫 세계선수권 결선 무대에 나선다.
최규웅은 28일 상하이세계수영선수권 남자평영 200m 준결선 1조에서 2분11초27을 기록해 자신의 한국기록(2분11초87)을 0.6초 단축했다. 16명 중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이번 대회 첫 한국신기록이다. 박태환 외에 단 1명의 결선 진출자도 배출하지 못해 속앓이했던 대한수영연맹이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게 됐다.
'한국 평영의 희망' 최규웅은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 평영 200m 은메달리스트다. 이날 1번 레인에서 첫 100m를 1분03초90의 기록으로 돌았다. 8명 중 8위였다. 이후 7위로 올라서더니 무서운 막판 폭풍 스퍼트를 선보였다. 조 5위, 전체 7위로 결선행을 확정지은 후 "의외다. 전체 스타트리스트를 봤는데 기록 순위가 20위였다"라며 환한 미소를 띠었다. 전체 예선참가자 57명 가운데 13위로 준결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자신보다 기록이 좋은 강호들을 줄줄이 따돌리고 7위로 결선에 올랐다. 한국선수로는 역대 4번째 결선 진출의 쾌거다.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큰 무대에서 놀라운 폭발력을 보여줬다. 초반 100m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후반 스퍼트는 스스로도 내세우는 장점이다. 활달하고 성실한 성격에 승부근성을 갖췄고, 유연성과 폭발력을 갖춘 기대주다.
최규웅은 1년 위의 박태환이 유독 아끼는 후배다. 박태환은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 인터뷰 때마다 최규웅의 이름을 여러 번 언급했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가 많다. 런던올림픽에서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을 할 때마다 최규웅을 빼놓지 않았다. 최규웅도 인터뷰를 봤다고 했다. 박태환은 준결선 경기 직전에도 일부러 최규웅을 찾았다. "마사지로 근육을 풀어주라"고 조언하며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최규웅은 "태환이형의 좋은 기를 받은 것같다"는 말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상하이(중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