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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박지성, 웸블리의 악몽을 씻을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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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당당하던 맨유 박지성(30)은 애써 시선을 외면했다. 한국 기자들이 소리쳐 불렀지만 그는 종종 걸음으로 믹스트존을 빠져 나갔다. 그 정도로 할말이 없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 완패를 당한 충격이 컸던 것이다. 맨유는 안방인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씻기 힘든 수모를 당했다.

지난 5월29일(이하 한국시각)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벌어진 일이다. 맨유는 2년 전 이탈리아 로마에서 같은 대회 결승전에서 당했던 패배를 되갚아주려다가 또 망신당했다. 오히려 더 잔혹했다. 0대2, 1대3 연패였다. 두 골 차이였지만 경기 내용은 더 밀렸다. 박지성은 선발로 나가 왼쪽 측면과 중앙 미드필더로 사력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반부에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힘든 표정을 지었다. 바르셀로나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에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두 달이 지나 무대를 미국 워싱턴DC 인근 랜도버로 옮겼다. 31일 오전 8시 리턴매치가 벌어진다. 친선경기이지만 두 팀은 대충 싸울 수 없다. 맨유가 설욕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미국 투어 중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에 다시는 패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박지성도 "빅게임이다. 우리는 두 달 전 맞대결했다. 우리는 그 때와 다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팀은 전력누수가 있다. 맨유는 공격수 에르난데스, 미드필더 발렌시아, 골키퍼 판데르사르(은퇴)가 출전하지 못한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결승전 때 선발 출전했던 공격수 메시, 미드필더 마스체라노, 수비수 다니 알베스가 빠진다.

맨유는 프리시즌 4연승의 상승세다. 바르셀로나는 독일 아우디컵에서 1.5군을 투입하고도 우승하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바르셀로나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했던 메시를 이번 미국 투어에서 포함시키지 않았다. 메시가 빠졌지만 바르셀로나의 전력은 강하다. 바르셀로나가 이번에도 맨유를 경기력에서 앞설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더 사비와 이니에스타에 그리고 신예 알칸타라가 버티고 있는 중원 싸움에서 맨유가 밀릴 가능성이 높다. 백전 노장 퍼거슨 감독(70)와 젊은 명장 과르디올라 감독(40)의 지략 대결도 볼만하다. 지난 시즌 퍼거슨의 승승장구에 가장 큰 흠집을 낸 유일한 사람이 과르디올라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