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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드리지가 '바보'를 입에 달고 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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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시진 감독과 용병 타자 알드리지는 마주칠 때 마다 '바보'라는 인사말을 건넨다.

둘은 보통 경기 전 덕아웃에서 처음 조우한다. 눈빛으로 인사를 대신하고는 말 없이 미소만 짓는다. 거리가 가까워지면 김 감독이 먼저 입을 연다. "바보~"라고.

알드리지는 곧바로 "바보?"라고 반문한 뒤 "나는 바보입니다"나 "에브리바디(모두) 바보" 등으로 응수한다. 덕분에 덕아웃은 항상 웃음으로 가득찬다. 최하위에 쳐져있는 넥센이지만 덕아웃 분위기 만큼은 최고로 훈훈하다.

알드리지가 그 많은 한국말 중에 '바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유가 궁금했다. 27일 목동 한화전이 우천 취소된 뒤 만난 그는 "그 말을 쓰면 이상하게 사람들이 잘 웃는다. 특히 감독님이 웃는 것이 너무 좋다"면서 "그 말 하나로 팀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더 하는 편이다. 나는 '바보'라는 말을 사랑한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바보란 말의 뜻은 알고 있을까. 알드리지는 "당연히 안다. 아니까 더 하는 것"이라며 호쾌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알드리지가 부진에 빠졌을 때에도 그를 보면서 미소지었다. "성격은 참 좋은데…"라고 입맛을 다신 뒤 "근데 내가 너 때문에 속이 터진다" 등의 혼잣말을 하던 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법 4번 타자답다"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팀의 4번 타자 뿐만 아니라, 웃음 제조기까지 맡고 있는 알드리지. 오늘도 그의 의미 있는 '바보'덕분에 넥센 덕아웃에는 웃음이 넘친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