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요? 정말 그렇게 말씀해주셨다면 저에겐 큰 영광입니다."
롯데 전준우와 손아섭. 마치 약속을 한 듯이 똑같은 두 사람의 반응이었다.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역사인 레전드 올스타들이 자신의 후계자로 본인들을 지목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스포츠조선은 프로야구 30주년을 맞아 선정된 포지션별 레전드 올스타들에게 '나와 가장 닮았다고 생각되는 현역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외야수 부문의 이순철 MBC 스포츠+ 해설위원이 전준우를,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이 손아섭을 선택했다. 이 위원은 "타격, 수비, 주루를 고루 따져본다면 가장 닮은 것 같다. 훗날 충분히 레전드가 될 수 있다"고 했고 장 감독은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고 중장거리 능력도 갖췄다"며 각각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전준우는 "이 위원님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해주셨나"라고 확인하며 "부족한 점이 많은 나를 그렇게 평가해주신 것에 대해 매우 감사드린다"고 했다. 전준우는 "아직은 비교조차 할 수 없지만 이 위원님처럼 공수주를 두루 갖춘 외야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도루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이 위원의 지적에는 "나도 항상 느끼던 부분이다.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여 도루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아섭 역시 크게 기뻐하며 "꼭 나를 선택해주셔서 그런 것이 아니라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 부터 장 감독님이 롤모델이었다"고 했다. 파워, 컨택트 능력을 겸비한 역대 최고의 좌타자인 장 감독을 바라보며 자신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손아섭 역시 '슬럼프에 빠졌을 때 헤쳐나가는 능력이 조금은 모자란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아직 어려 경험이 부족한 만큼 슬럼프에 대한 대처 요령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 장 감독님과 같은 훌륭한 타자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