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이사회가 대표이사 추대 건 논의를 연기했다.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추천을 받은 임은주 을지대 교수(45)가 물망에 올랐으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임 교수를 직접 추천했던 최 지사는 22일 강원도개발공사빌딩에서 열린 이사회에 앞서 간담회를 자청해 직접 이사진을 설득했다. 주주총회에서 임 교수의 이사 선임이 난상토론 끝에 겨우 마무리 됐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나선 것이다. 30분이 예정됐던 간담회는 1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최 지사는 임 교수를 대표이사로 추천한 배경 및 필요성을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사진은 회의에서 "좀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끝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최 지사의 의지가 부족했다고 평했다. 이사들에게 좀 더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최 지사가 임 교수가 대표이사에 선임됐을 경우 운영비, 스폰서십, 마케팅 등 구단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 등을 명확하게 설명한다면, 이사들은 대표이사 선임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분위기였다"면서 "간담회 직전까지 최 지사가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근데 막상 이사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밀어붙이기식 선임 과정도 대표이사 선임 불발의 원인으로 꼽힌다. 충분한 의견수렴 및 설득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최 지사가 단시간 내에 임 교수를 선임하려 했다는 것이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이사진은 대부분 임 교수의 자격보다는 대표이사 추대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가 대표이사로 선임될 수 있는 길은 아직 열려 있다. 문병용 이사회 감사는 "임 교수는 여러가지 능력을 갖고 있다. 구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면서도 "좀 더 시간을 갖고 구단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대표이사건을 처리할 것이다. 추대 뿐만 아니라 공모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장 자리를 오랜기간 비워둘 수는 없다면서 새롭게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를 마친 임 교수는 말을 아꼈다. 얼굴은 굳어 있었다. 임 교수는 "그동안 축구계에서 일하면서 얻은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준비가 됐기 때문에 이사 추천에 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자리를 떠났다. 춘천=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