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일본 지상파 TV를 통해 방송됐다. 5~6%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2위와 3위와 머물다, 여름방학을 맞아 6.9%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히트했다. 그로부터 1년, '미남이시네요'의 주연 배우 장근석은 일본 열도를 뒤흔드는 한류스타로 성장했다.
장근석이 발표한 싱글 'Let me cry'는 일본의 권위있는 차트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일본 주요 건물에는 장근석의 포스터로 가득하다. 인기가 커질수록 CF 출연료도 급상승, 현재 일본 국민 배우 기무라 타쿠야와 맞먹는 CF 출연료를 받고 있다.
불과 24살. 순정 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외모에 아직은 친구들과 생각 없이 노는 게 좋을 나이지만 차세대 한류 스타로 발돋움한 장근석을 19일 어렵게 인터뷰했다. "예전과 달리 일본에서 걸어다니면 사람들이 알아봐서 쇼핑도 못하고, 지하철도 못타겠어요. 그럴 때는 정말 달라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예능 프로그램 나오는 日 국민배우, 감동적"
일본 내 섭외 0순위. 최근 일본 톱스타들만 출연한다는 간판 예능 프로그램 '스마스마'도 출연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 방송에서 김치찌개가 좋다며, 한국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장근석은 "내 인생에서 또 한 번의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즐겨보던 해외 프로그램이었는데, 일본의 인기 스타들이 날 위해 음식도 만들어주고 정말 감사하더라"고 말했다.
여기서 깜짝 질문, 일본어 실력이 궁금했다. 장근석은 "중학교 때부터 일본어를 공부하게 됐다. 사석에서는 일본어로 이야기하지만, 일할 때는 실수하면 안되니까 통역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그의 일본어 독파 비결은 일본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다.
"일본 배우 중에서는 기무라 타쿠야를 좋아해요.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머리 가발을 쓰고, 김을 붙이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에요. 정말 대충 하는 모습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용준 이병헌 선배가 길을 터 주셔 감사하다."
장근석은 "일본 방송에서 나에 대해 소개하면서 '한국의 배우 장근석'이라고 하는데, 뭉클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이라는 고국 안에 있는 내 이미지가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래의 패기와 솔직함이 일본 팬들에게 다가간 매력이라고. "너무 겸손하게 닫혀있는 것보다는 내 나이,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옳다고 봤습니다. 솔직하면서도 패기 있는 청년의 모습을 팬들이 좋아하는 것 같고, 저 역시 그래요." 장근석은 일본 방송에서 "당신은 초식남이냐, 육식남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장근석은 "낮에는 초식, 밤에는 육식남"이라고 현명한 대답을 내놓아 크게 화제가 됐다. 일본 팬들로서는 이처럼 패기만만한 유머가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장근석은 먼저 한류 배우로 발돋움했던 배용준과 이병헌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워낙 좋아하는 선배들이에요. 앞에서 길을 터 주신 덕분에 좀 더 편하게 진입한 것 같아요. 좋은 길을 만들어주는 선배들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예은 기자 yeeuney@,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