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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나지 퇴출, 울산-수원 용병실패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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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각 팀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K-리그는 팀당 4명의 외국인 선수(1명은 아시아쿼터) 가용이 가능하다. 흔히 용병으로 불리는 이들의 활약 정도에 따라 팀 성적이 크게 달라진다. 대다수 팀들이 외국인 공격수를 선호하는 가운데, 적지 않은 구단이 외국인 선수의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하다. 용병 농사에 실패한 팀들은 다른 팀 외국인 선수의 활약을 접할 때마다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영입 자금이 풍부한 기업구단과 여유가 없는 시도민구단 간에 온도 차이가 있다. 기업구단의 경우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은 반면, 시도민구단은 저비용-고효율을 먼저 따져보게 된다. 용병 영입에 거액을 투입하는 기업구단들은 선수가 부진하면 충격이 크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울고 웃는 K-리그다.

기업구단 중 용병들의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구단이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이다.

울산은 지난 겨울 외국인 골잡이 영입에 실패해 용병 공격수 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내내 득점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전반기 외국인 선수 3명을 보유하고도 사실상 1명 밖에 활용하지 못한 울산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있는 에스테벤 정도가 꾸준히 출전하고 있으나 활약이 준수한 것은 아니다. 정규리그 13경기에 출전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나지는 7경기에 교체 출전해 1도움을 기록했다. 미드필더인 매그넘은 4경기 출전에 그쳤다. 김호곤 감독의 눈에 들지 못한 매그넘은 지난달 퇴출됐고,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나지는 계약이 만료되는 다음달 돌려보낼 예정이다.

울산은 최근 에스테벤을 내주고 전남 드래곤즈 공격수 인디오 영입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하다. 용병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는 울산이다.

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반도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퇴출됐고, 베르손에 7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뒤 짐을 쌌다. 결과적으로 둘에게 헛돈을 쓴 셈이 됐다.

한때 '통곡의 벽'으로 불렸던 중앙 수비수 마토는 움직임이 둔해져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기대를 모았던 우즈베키스탄대표 출신 공격수 게인리히 또한 초반 기대와 달리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게인리히는 13경기에서 3골을 터트렸다. 그나마 최근 영입한 스테보의 페이스가 좋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용병 농사 실패는 팀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수원은 정규리그 8위, 울산은 9위에 머물고 있다. 우승을 노려야할 팀들이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전북 현대(1위), 포항 스틸러스(2위), 제주 유나이티드(4위) 등은 용병 덕을 보고 있다.

전북의 용병 3총사 에닝요(16경기 4골 4도움), 루이스(13경기 2골 2도움), 로브렉(15경기 2골 2도움 )은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1위 질주에 기여하고 있다. 전북은 최근 에닝요와 계약을 3년 연장했다. 포항은 모따(17경기 7골-5도움)와 아사모아(16경기 3골-3도움), 제주는 공격형 미드필더 산토스(17경기 9골 1도움)가 믿음직스럽다.

서울 또한 데얀(17경기 13골 4도움), 몰리나(17경기 2골 3도움), 아디(17경기) 등 검증된 용병들이 팀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