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제주를 떠나 수원으로 돌아가는 박현범(24)은 20일 "기쁘기 보다는 착잡하다"고 했다. 이날 수원과 3년 6개월 계약하고 1년 반 만에 친정팀에 복귀하게 됐지만 제주를 생각하면 결코 웃을 수 없다고 했다.
박현범은 지난해 초 수원에서 쫓겨나듯이 제주로 트레이드됐다. 제주에서 착실히 성장해 1년 반 만에 다시 트레이드로 수원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는 제주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도약하며 지난해 준우승을 맛봤다. 때문에 기회를 준 제주를 시즌 중간 떠나게 돼 미안함이 가득했다. 그는 전날 오후까지 친정팀 수원으로 유턴할지, 그동안 지극정성을 베풀어온 제주에 잔류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많은 기회를 줬던 제주를 떠나게 되서 마음이 착잡하다. 어제까지도 (수원으로) 가는 게 맞는 것인지 결정하기 힘들었다"면서 "박경훈 감독을 비롯해 모든 제주 구단 관계자들이 지원을 많이 해줘 (지난해 수원에서 트레이드된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 마음을 잊지 못할 것이다"고 했다. 지난해 26경기에 출전해 3골-2도움을 올린 그는 그해 활약을 발판으로 A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수원에서의 두번째 도전은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했다. 2008년부터 2년간 수원에서 32경기(3골-2도움) 출전에 그쳤던 그는 "수원은 몸담았던 팀이라 적응은 문제없을 것 같다. 예전에는 뭣 모르고 뛰었지만 이제는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알 것 같다"며 "프로 경험을 많이 쌓았으니 이번에는 수원에서 잘 하고 싶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외 진출 야망도 품었다.
박현범은 수원에서 전-현 A대표팀 미드필더들인 오장은 이용래와 주전 경쟁을 벌이게 된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