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가 한국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중간계투로 나섰다. 결과는 패배였다.
LG 용병투수 리즈는 20일 목동 넥센전에서 3-3으로 팽팽하던 8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팀의 네번째 투수로 나섰다. 한국무대 데뷔 후 첫 불펜 등판이었다.
리즈는 첫 타자 박정준에게 직구만을 던졌다. 3구째 152㎞짜리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리며 박정준의 배트 중심에 맞았지만 타구는 우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리즈의 볼끝에 힘이 없었다면 넘어갔을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다음 타자 강정호에게도 직구 2개를 던져 투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다음 공은 최근 리즈가 재미를 보고 있는 슬라이더였다. 134㎞짜리 낙차 큰 공은 강정호 배트 끝에 맞고 힘 없이 3루수 쪽으로 굴러갔다.
하지만 리즈는 9회말 무너졌다. 첫 타자 이숭용을 2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허도환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흔들린 리즈는 다음 김민성 타석 때 초구에 폭투를 범했다. 침착하게 공을 커트해낸 김민성은 풀카운트에서 133㎞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중간으로 타구를 보냈다. 끝내기 안타. 리즈는 고개를 숙인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LG 박종훈 감독은 이번 3연전을 앞두고 리즈의 불펜 등판을 예고한 바 있다. 19일 경기 전 박 감독에게 "현재 LG 선발 중에 구위가 가장 좋은 리즈가 마무리에 적합하지 않냐"고 묻자 "나도 궁금하다. 기회되면 꼭 보자"라고 답하기도 했다.
LG는 후반기 유원상이 선발로 가세하면, 선발투수 중 한 명이 마무리투수로 이동할 수도 있다. 주자가 나간 뒤 흥분한 모습을 보인 리즈. 뛰어난 직구 구위와 함께 불안한 모습까지 노출하며 마무리투수 가능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남겼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