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19일 SK-삼성전. 7회까지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던 글로버가 8회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곧바로 SK 김성근 감독은 정우람을 등판시켰다. 삼성 박한이는 희생번트. 그러자 SK는 곧바로 정우람을 빼고 정대현을 투입시켰다. 그리고 박석민 최형우 조영훈을 상대, 볼넷 1개와 안타 1개를 허용했다. 결국 SK는 또 다시 송은범으로 바꿨다. 하지만 SK는 8회 2실점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왜 SK는 불펜의 핵심 정우람을 원 포인트릴리프로 기용할 수밖에 없었을까.
<After>
8회 당시 글로버는 114개의 투구로 한계상황이었다. 2-1로 SK가 앞선 1점 싸움에서 당연히 교체타이밍이었다. 다음 타자는 박한이.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왼손투수가 유리한 건 당연하다. 올 시즌 4타수 무안타로 박한이의 천적인 이승호(20번)는 1군 엔트리에 빠진 상황. SK로서는 아쉬운 부분. 김 감독의 선택은 정우람이었다. 최근 두 시즌동안 정우람은 박한이를 상대, 8타수 2안타를 허용했다. 당초 박한이에게 류중일 감독은 많은 공격옵션을 부여했다. 류 감독은 20일 경기 전 "처음부터 희생번트를 지시할 생각은 없었다. 한이에게 강공을 해도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우람이 투입되자, 삼성의 작전은 변경됐다. 박한이는 희생번트를 했고, 1사 2루가 됐다.
다음 타자는 박석민. SK는 정우람을 빼고 정대현을 내세웠다. 최근 2시즌 정우람은 박석민에게도 강했다. 7타수 1안타. 그런데 공교롭게 1안타를 허용한 시점이 지난 5일 인천경기였다. 당시 삼성은 8회 3점을 내며 6대5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석민은 정우람에게 결정적인 안타를 뽑아내며 일등공신이 됐다.
정대현도 박석민에게 강했다. 최근 두 시즌 5타수 1안타. 게다가 그 다음 타자는 SK 왼손투수에 강점이 있는 왼손타자 최형우였다. 정대현은 최형우에게도 강했다. 최형우는 "내가 잠수함 투수에게 약하다. 김 감독님이 그걸 파악하신 것 같다"고 했다. 때문에 SK 김성근 감독의 선택은 정우람이 아닌 정대현이었다. 정우람이 1타자만을 상대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이유다.
하지만 SK의 투수교체는 실패했다. 정대현은 최형우에게 초구를 공략당했고, 이어 내보낸 송은범마저 최근 두 시즌 7타수 무안타로 '천적'인 강봉규에게 역전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안타를 허용한 볼은 모두 가운데 몰리거나, 높았던 실투성 투구였다. 역시 야구는 알 수 없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