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트'가 돌아왔다.
고제트는 두산 고영민의 별명.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두산 응원석에서는 "고제트 안타~"가 울려퍼진다. 베이징올림픽 등 숱한 국제대회에서 대표팀 멤버로 이름을 떨친 고영민은 올시즌 활약이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다. 부상도 있었고, 오재원 김재호 등 동료들과의 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산은 고영민 없이는 공수주에서 정상적인 밸런스를 이루기 힘들다. 시즌초부터 두산이 힘을 내지 못했던 것은 고영민의 부진 때문이었다. 김경문 전 감독도 그랬고, 현 김광수 감독대행도 고영민을 키플레이어로 꼽은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7월 들어 고영민이 부활 모드로 돌아섰다.
고영민은 19일 잠실 롯데전에서 1-3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서 롯데 용병 부첵으로부터 좌월 2점홈런을 터뜨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비록 팀은 연장 끝에 3대5로 패했지만, 고영민은 모처럼 찬스에서 한 방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현재 고영민은 59경기에서 타율 2할5리에 2홈런 9타점을 기록중이다. 수치 자체는 아직 초라하다. 그러나 최근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는 5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리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4회 KIA 차정민으로부터 시즌 첫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이어갔다.
이날을 시작으로 고영민은 3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렸다. 7월 이후 고영민은 9경기에서 타율 2할9푼에 2홈런, 8타점을 올렸다. 즉 홈런과 타점 대부분을 최근 달성한 것이었다. 시즌초 부상 때문에 출전 기회를 놓치며 주전 자리를 빼앗긴 고영민이 비로소 자기 자리를 잡게 됐다.
고영민은 "KIA전서 홈런을 치면서 감을 찾았다. 그동안 내 역할을 하지 못해 팀에 미안했는데 지금부터라도 내 자리를 확실하게 잡고 싶다"며 부활 의지를 드러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