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프로농구 용병 뒷돈 의혹에 멍든다

by





프로농구판이 용병 웃돈 의혹으로 멍들어 가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연봉 한도 준수 여부를 두고 구단간 불신이 깊어지는 반면 의혹 해소 노력은 수박 겉핥기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입 용병 계약시기를 맞아 웃돈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심도 흉흉해졌다. 이로 인해 한국농구연맹(KBL)이 나서 자체 조사까지 진행중이다.

하지만 성과는 없고 불신만 가중되고 있다. 한여름 비시즌에 웬 겨울 스포츠 타령이냐며 슬쩍 넘어가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다음시즌 개막(10월 15일)까지 2개월 남짓 밖에 안남았다.

다수의 구단들은 "이참에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지 시즌이 임박하거나 시즌 중에 문제가 불거지면 프로농구 중흥에 더 큰 해가 될 수 있다", "룰을 어긴 행위(승부조작)로 파행을 겪고 있는 프로축구가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며 개탄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KBL은 2명 보유 1명 출전이었던 용병 제도를 2011∼2012시즌부터 바꿔 1명 보유-출전으로 축소하되 연봉은 40만달러(인센티브 포함)를 넘지 않도록 상한선을 뒀다. 18일 현재 KCC제외한 9개 구단이 기존 용병과 재계약하거나, 새용병을 영입키로 한 상태다. 2명 보유 시절 검증을 거친 기존 용병보다 '뉴페이스'들이 의심의 대상이다. '뉴페이스' 가운데에서도 일부 상당히 뛰어난 재목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연봉 상한선을 초과해 받기로 이면계약을 했을 것이라는 게 의혹의 초점이다. 의혹받고 있는 용병들의 연봉은 40만달러의 배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혹을 제기하는 팀들은 "우리도 거래하는 에이전트 등 다른 정보원들을 통해 시장가격을 다 파악하고 있는데 터무니없이 적은 가격으로 신고하면 황당하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의혹을 받는 팀들은 "모함과 시샘에 지나지 않는다"며 발끈한다. 에이전트들은 영업행위 특성상 해당 선수의 몸값을 상당히 부풀려 유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소문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농구판의 불신은 한 제보자가 나타나 KBL에 용병 웃돈 의혹을 고발하면서 더 심화됐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신입 용병 입국시기(9월)도 다가오자 용병교체 여부로 눈치를 보는 팀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진실규명도 안된다?

의혹에 기름을 끼얹은 제보자의 제보부터가 답보상태다. KBL에 확인해 보니 지난달 중순 접수된 제보에 대한 조사는 시작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양 KBL 사무처장은 "제보자가 당초 제보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니 수정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해놓고 별다른 연락이 없다"면서 "제보자가 새로운 정확한 사실을 알려준다고 했기 때문에 그게 접수될 때까지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L은 이와 별도로 지난달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비공식 안건으로 용병 웃돈 문제를 논의한 뒤 자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그래서 9개 구단(용병 미계약 KCC 제외)에게 계약서과 통화내역, 대금지급 내역서 등 관련 서류 일체를 제출하도록 했다. KBL는 관련 서류를 제출받아 1차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제출한 서류가 충분하지 않은 팀들이 많아 보완 자료를 제출토록 요청한 상태다. 예상했던 대로 서류상 연봉 상한선을 초과한 팀은 한 곳도 없었다. 구단과 에이전트, 선수 본인만 입을 닫고 있는 상태에서 보여주기용으로 작성한 계약서를 살펴봐야 의혹을 파헤칠 수 없다. KBL은 이 사실을 잘 알면서도 서류제출에 의존하고 있다. 정식 조사위원회도 꾸리지 않은 채 이런 식으로 면죄부만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KBL의 의지가 관건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