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원정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2대1로 이긴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얼굴은 다소 상기돼 있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먼저 선수들의 칭찬하고는 바로 아쉬운 부분을 입에 올렸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아닌 포항 팬들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는 "오늘 경기에 옥에 티가 있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본부석 2층에서 포항 팬이 던진 (플라스틱)물병에 우리팀 현장직원이 오른쪽 눈쪽을 맞았다. 물이 찬 물병이라 위험했다. 현장요원의 안전은 보장해줘야 한다"며 차분하지만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최 감독은 선배인 황선홍 감독을 상대로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한 것에 대해 "기분이 좋지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쑥스러워 했다. 그는 "황 감독은 나보다 경험이 풍부하고,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는 선배다. 포항을 완벽한 팀으로 만들었다. 승부에서는 어쩔수가 없다. 우리 선수들이 최강 전력인 포항을 상대로 이겨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이날 두 골을 터트린 데얀에 대해 이타적이고, 동료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는 톱 클래스 공격수라며 극찬했다. 또 최근 팀을 떠난 제파로프의 공백을 몰리냐가 잘 메우주고 있다고 했다. 포항=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