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들은 질투, 허무함, 안쓰러움 등 수많은 느낌이 교차한단다. 결혼은 불가항력이지만, 자신의 옆에서 떠나지 않을 것만 같던 딸을 순식간에 다른 남자에게 빼앗긴다는 느낌에 배신감마저 든단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56)도 여느 아버지와 다르지 않았다. 오는 9월 3일 박철우에게 딸 신혜인을 보내야 하는 신 감독은 안쓰러움이 앞선다. "좀 더 돈 벌다가 가도 늦지 않는데…."
지난 6월 10일 박철우-신혜인은 결혼 소식을 당당히 세상에 알렸다. 이미 2009년부터 딸의 열애를 지켜봐온 신 감독은 묘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딸의 앞날을 축복하는 마음이 컸지만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신 감독은 올해 딸의 생일(6월 24일) 선물을 챙겨주지 않았다. "왜 올해는 생일 선물이 없냐"고 딸이 묻자 신 감독은 "내가 안줘도 철우가 챙겨줄 것 아니냐"며 괜히 심통을 부렸다.
신혜인은 생일 선물을 챙겨주지 않은 아버지가 야속했는지 "철우는 저녁에 만날건데…"라고 말하며 뿔이 났단다. 그래도 신 감독은 꿋꿋했다. 아직까지 딸의 생일 선물을 주지 않았다. 그래도 신혜인은 이미 큰 선물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바로 박철우와의 결혼 승락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