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박지성(30·맨유)의 포지션 이동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맨유에서 '뜨거운 감자'는 현역 은퇴를 선언한 폴 스콜스 대체자를 찾는 것이다. 다음달 7일(이하 한국시각) 맨시티와의 커뮤니티실드(지난시즌 리그와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이벤트성 경기)를 대비해 기존 선수가 됐건 선수 영입이 됐던 스콜스의 공백을 빨리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마땅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스콜스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마이클 캐릭, 안데르손, 대런 플레처는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성에 차지 않는다.
새로운 선수 영입도 힘들어 보인다. 맨유는 이탈리아 명문 인터 밀란의 공격형 미드필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엇박자가 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맨유와 인터밀란의 경영진이 유럽클럽협회(ECA) 회의가 열린 스위스 취리히에서 스네이더르 이적을 위해 만남을 가졌다. 구체적인 이적료(3500만파운드·약 590억원)는 합의됐고 연봉 협의 문제만 남았다고 영국 언론들이 기사를 쏟아냈다. 그런데 퍼거슨 감독은 정면으로 부인했다. 퍼거슨 감독은 15일 스포츠 전문채널 ESPN사커넷과의 인터뷰에서 "스네이더르 영입에 대한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며 "인터밀란은 아직 스네이더르를 팔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몸값을 낮추려는 퍼거슨 감독의 '모르쇠 전략'일 수 있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대안이 필요하다.
이 대안으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첫 실험 무대는 14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의 프리시즌 첫 경기였다. 흡족한 모습을 봤다. 교체투입된 지 5분 만에 골을 터뜨렸다. 골을 만들어낸 과정도 좋았지만 마지막 골키퍼의 동작까지 파악하고 칩슛으로 골망을 흔든 모습에서 노련미가 돋보였다. 무엇보다 박지성은 캐릭 대신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했다. 특히 애슐리 영의 가세로 측면 자원이 풍부해졌다는 점도 박지성이 실험 대상에 오를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박지성은 태극마크를 달고 있을 때도 A대표팀 전술의 핵심이었다. 특히 왼쪽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면서 허정무, 조광래 축구의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박지성을 스콜스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라고 단정짓긴 힘들다. 중앙 미드필더로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을 때 활약해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