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에 추락 조기경보가 울리고 있다.
부산은 13일 아쉽게 컵대회 준우승에 그쳤다. 울산에게 2대3으로 패하면서 2004년 FA컵 우승 이후 7년 만에 정상에 설 기회를 놓쳤다. 승부조작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네 명의 주전 수비수들이 두고두고 아쉽다. 이들은 제공권에서 항상 우위를 점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선 헤딩골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이들이 빠진 7월초부터 수비진은 허약해졌다. 추성호, 용병 이안 파이프 등 백업멤버로 근근이 경기를 치르다보니 어쩔 수없이 벌어지는 현상이다. 고육지책도 쓰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종우를 오른쪽 풀백 자원으로 돌려 활용하고 있다. 일단 수비 자원 수급은 트레이드와 영입으로 메웠다. 경남 미드필더 출신 유지훈을 비롯해 이세인(중국 창춘 야타이), 황재훈(대전) 등을 데려왔다. 그러나 이들은 기존 팀에서도 벤치멤버에 불과했던 선수들이다. 이름값이 떨어진다. 부산에서 새로 태어날 기회를 잡긴 했지만 얼마나 기대에 부응해 줄지 가늠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기존 선수들과 조직력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산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 있는 상태다. 6월말부터 일주일에 세 경기씩 치른 부작용이다. 얇은 선수층 탓이다. 주전 선수들이 휴식없이 계속 출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일부 1군 선수들은 2군 경기까지 소화해야 하는 실정이다.
더 집중력을 요하는 남은 기간이 문제다. 부산은 현재 FA컵 8강과 리그 5위(7승5무5패·승점 26)에 올라있다. 두 마리 토끼 중 하나라도 잡아야 아시아챔피언스리그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그러나 선수난에 허덕이고 있는 지금 상태라면 부산은 가면 갈수록 힘어질 뿐이다. '명문구단 재건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선 좀 더 과감한 구단의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