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또 졌다. 승리하는 법을 잊어버린 듯 하다.
강원은 9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광주FC와의 2011년 K-리그 17라운드에서 0대2로 완패했다. 점유율에서 56대44로 앞섰고, 실제 볼 소유시간도 길었다. 하지만, 짜임새 있는 상대 공격에 무너지면서 또 다시 리그전적에 1패를 추가했다. 리그 17경기 중에서 강원이 승리한 것은 단 한 차례(3무13패)에 불과하다. 승점 6으로 16개팀 중 꼴찌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은 광주전에서도 개선되지 않았다. 볼 운반 과정에서 패스미스는 여전했다. 상대 문전까지 가도 우물쭈물하다 역습을 당했다. 치고 올라가야할 순간에는 백패스를 하면서 찬스를 스스로 날려 버렸다. 후반 중반을 넘기면서 체력과 집중력이 극도로 떨어지는 현상도 이어졌다. 열정과 근성마저 사라진 모습이었다. 강원도 각지에서 광주까지 달려와 장대비를 맞으며 선수들을 응원한 서포터스는 또 고개를 숙여야 했다.
김상호 강원 감독(47)은 지난 4월 지휘봉을 잡은 뒤 갖은 수를 썼다. 6월 리그 휴식기에는 선수들과 강원도 태백 산골짜기로 들어가 체력과 조직력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여지껏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베테랑 이을용(37)을 제외하면 리더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이쯤되니 강원은 모든 이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2009년 창단 초기부터 열정적인 지지를 보냈던 강원 팬들은 하나 둘씩 경기장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다. 구단 게시판에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강원은 내셔널리그 수준'이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2009년 창단 당시 내셔널리그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꾸렸는데, 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 선수 전원이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노력으로 오명을 씻어야 한다. 적어도 프로다운 근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팬들도 위기에 빠진 강원에게 힘을 보탤 명분이 생긴다. 최근 사장과 감독 책임론을 거론하며 팀을 흔드는 이들이 많다. 바닥을 치는 성적 탓에 빌미가 생겼다. 뒤숭숭한 분위기는 엄밀히 말해 선수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평가가 억울하다면 실력으로 증명을 하는 수밖에 없다. 나약한 프로는 경쟁에서 뒤쳐질 뿐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