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치어리더 없는 야구장은 속 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야구장을 지키며 팬들과 함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미녀군단, 바로 치어리더들이다. 1995년 8월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스와 태평양 돌핀스의 경기였다. 한창 진행되던 경기가 갑작스런 폭우로 중단되었다. 관중들은 경기 취소결과가 나오기 까지 상당시간 비를 맞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순간이었다. 삼성 치어리더 중 한 멤버가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왔다. 당시 유행했던 빨간색 판타롱 바지로 섹시미를 한층 강조한 그녀는 퍼붓는 폭우를 온 몸으로 맞으며 열정적인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옷이 비에 젖어 늘씬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폭우 속에서 끝까지 야구장을 지킨 관중들을 위해 특별공연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그녀의 섹시공연에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중년의 여성이 되어있을 이 치어리더는 관중들에게 야구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볼거리를 선사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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