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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현준, 개인 최다 133개 던지며 부활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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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이 개인 최다 투구수를 기록하며 부활을 신고했다.

LG 박현준은 2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33개의 공을 던지며 4안타(1홈런) 7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33개는 본인의 최다 투구 기록. 또한 지난 5월24일 잠실 두산전 이후 39일 만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였다. 비록 팀 타선이 찬스 때마다 점수를 내는데 실패하며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박현준은 에이스다운 면모를 되찾았다.

박현준은 6월 한달동안 4경기에서 1승3패를 기록했다. 4일 롯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올시즌 첫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됐지만, 9일 한화전 이후 3연패에 빠졌다. 14일과 19일에는 5회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팀 순위 역시 에이스의 부진과 함께 2위에서 4위까지 추락했다.

▶13일 만에 등판, 금세 찾은 밸런스

너무 오랜만에 나와서였을까. 1회초 박현준은 경기 감각 면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두산의 테이블세터 이종욱과 오재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최준석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는 등 3실점한 것. 직구 구속도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고,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각 역시 밋밋했다. 박현준은 경기를 마친 뒤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지 1회 때는 붕 뜬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2회 들어 양의지와 이원석과의 승부가 길어지면서 점점 감을 찾기 시작했다. 두 타자에게 총 17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 밸런스를 되찾은 박현준은 150㎞에 육박하는 직구와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1회 이후 피안타는 5회 고영민에게 맞은 내야안타가 전부였다. 박현준은 이에 대해 "공을 계속 던지다보니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다. 4회 정도부터는 포크볼 제구도 마음 먹은대로 잘 됐다"고 답했다.

▶9회에도 자신 있게 "제가 던지겠습니다."

LG는 답답한 득점력을 보이며 두산에게 2-3으로 끌려갔지만, 박현준은 마운드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오히려 던지면 던질 수록 힘이 났다. 8회말 조인성의 동점 3루타가 터지면서 연패 탈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8회까지 투구수는 121개.

박현준은 9회에도 어김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포크볼로 선두타자 최준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최계훈 투수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다. 박현준은 당시 상황에 대해 "원래 거기까지(최준석 타석) 던지기로 되어있었다. 그런데 최 코치님이 '자신 있으면 계속 던져라'라고 하시길래 던지겠다고 말했다"며 "투구수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개인 최다 투구수인 줄도 몰랐다"고 했다.

다음 타자 이성열 역시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정확히 130구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147㎞의 직구였다. 여전히 그의 어깨는 가벼워 보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