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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를 보는 롯데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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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가르시아가 홈런을 치는 괴력을 뽐낼 때마다 떠오르는 팀이 있다. 바로 가르시아가 지난해까지 3년간 몸담았던 롯데다.

롯데가 지난시즌이 끝난 뒤 버렸을 때만해도 가르시아가 이렇게 화려한 부활쇼를 할지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가르시아 대신 데려온 코리는 마운드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사도스키도 지난해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해 더욱 가르시아를 보면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마치 자신이 버린 여자친구가 재벌가에 시집간 형국이랄까.

그러나 롯데는 겉으론 태연하다. 한화가 좋은 선택을 했다고 박수를 쳐준다. 다른 타자를 데려오기 위해 재계약하지 않았다면 또 모를까 투수를 데려왔기 때문에 부러워할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지난해의 상황에선 가르시아의 재계약은 힘들었다는게 롯데를 비롯한 야구인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지난해 시즌 막바지에 롯데 구단은 일찌감치 가르시아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을 결정했다. 인기도 많고 큰 것 한방이 있었지만 약점이 분명해 타율이 낮았고,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제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가르시아의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성적은 12경기서 타율 1할8푼8리(48타수 9안타), 1홈런, 1타점에 그쳤다.

타자보다는 투수가 필요했다. 지난해 롯데타선은 최강이라할 정도로 셌다. 팀타율 1위(0.288)에 팀홈런도 185개로 1위였다. 가르시아의 타율(0.252)은 오히려 팀타율을 깎았고, 가르시아의 홈런(26개)을 빼도 팀홈런 2위인 두산(149개)보다 10개가 많았다. 홍성흔(26개) 강민호(23개) 전준우(19개) 등 가르시아가 없어도 장타력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우승을 바란 롯데는 타격은 충분하다는 생각에 항상 모자란다는 지적을 받았던 마운드를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새로 부임한 양승호 감독 역시 마운드 보강을 원했다. 양 감독은 "롯데를 맡고 구단에서 처음으로 물어본게 가르시아의 재계약 건이었다. 당시 상황도 그렇고 지금도 외국인 선수로는 투수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가르시아를 데려온 한화가 부러운 상황이다. 마운드 보강도 제대로 못했고, 타격은 예상을 밑돌았다. 데려온 코리는 체력에 한계를 드러냈고, 믿었던 타자들은 지난해만 못하다. 아직 팀 홈런이 58개로 KIA와 함께 1위를 달리지만 기대엔 못미친다. 홍성흔은 30일 현재 홈런 3개를 때렸고, 전준우는 5개에 불과하다.

결국 가르시아의 대활약에 미소로 박수를 쳐주면서 쓰린 속으로 사도스키와 코리에 원망의 눈초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롯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