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 5안타 무실점. 13일만에 등판한 투수의 화려한 성적표. 이게 바로 에이스다.
두산 용병 더스틴 니퍼트가 국내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니퍼트는 1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5안타만을 내주고 삼진 7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는 빛나는 투구로 6대0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전체 8호이자 두산에게는 김선우에 이은 2호 완봉승. 니퍼트의 완봉 역투를 앞세운 두산은 4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역시 에이스는 달랐다. 니퍼트는 이날 13일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달 18일 대전 한화전서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니퍼트는 최근 장맛비에 두 차례나 등판이 연기됐다.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 지난 주말 KIA와의 잠실 3연전 중 첫 두 경기에 연속 선발로 예고됐던 니퍼트는 우천으로 게임이 잇달아 취소되자 아예 등판을 다른 선발투수들 뒤로 미루며 이날 LG전에 등판했다. 욕심부리지 않고 여유있게 컨디션을 조절한 것이 주효한 셈이다.
9회에도 직구 스피드를 150㎞까지 찍었고, 공끝 힘도 좋았다. 제구력은 단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 볼넷은 1개만을 내줬고, 투구수 104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78개였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집중력을 발휘했다. 2회 1사 1루와 4회 2사 3루 등 두 차례 위기에서 모두 조인성을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이 인상적이었다. 시즌 7승째를 거둔 니퍼트는 방어율을 2.87에서 2.58로 낮추며 이 부문 선두를 유지했다.
니퍼트는 "오늘은 경기 시작부터 컨트롤이 좋았다. 직구가 낮게 제구가 됐다. 타선이 많이 도와줬다"며 "방어율 1위는 의미가 없고, 팀동료들과 함께 이기는 경기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