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모상기가 신인답지 않게 홈런 세리머니의 '좋은 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2006년 신인이지만, 모상기는 지난해까지 2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였기 때문에 올해 신인왕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물론 앞으로 엄청난 활약을 펼쳐야 가능한 일이다.
중요한 건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모상기가 꽤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모상기는 1일 대구 롯데전 8회에 4-4 동점을 만드는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호 홈런. 프로야구 최저연봉인 2400만원을 받는 선수가 1군에 합류한 뒤 12경기만에 벌써 4개째 홈런이다.
모상기는 다이아몬드를 돈 뒤 덕아웃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세리머니를 위해 기다리고 있던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동료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지나갔다. 역시 이 순간에는 동료들로부터 헬멧을 두들겨맞기 마련이다.
절반쯤 지나갔을 때 동료선수 한명이 모상기의 헬멧을 유독 세게 강타했다. 몸을 숙일 정도로 꽤 충격을 받은 모상기는 곧바로 헬멧을 벗어 손에 들고 나머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후엔 머리를 맞지 않았다. 아무리 축하해도 맨 머리를 때리지는 못하는 법이다.
일전에도 홈런 세리머니의 '좋은 예'와 '나쁜 예'를 지면을 통해 설명한 적이 있다. 지난달 9일 롯데 홍성흔과 손아섭이 그랬다. 홍성흔이 3회에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세리머니를 하며 지나가는데 동료들이 계속 머리를 내리칠 기세를 보이자 헬멧을 벗어 손에 들었다. 반면 6회에 2점홈런을 친 손아섭은 주구장창 맞았다. 주자였던 황재균이 뒤따라가면서 계속 헬멧을 치는데도 손아섭은 헬멧을 벗을 생각을 못하고 계속 맞았다.
모상기의 이날까지 통산 1군 경기 경험은 14경기. 하지만 홈런 친 뒤의 재빠른 대처는 베테랑 못지 않았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