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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의 제자' 또 사고칠까...장훈-장철수-김현석, 그 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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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의 제자'가 또 사고를 칠까.

김기덕필름이 3년 간의 공백을 깨고 제작한 영화 '풍산개'가 드디어 대중 앞에 선보였다. 남북 분단 상황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블랙코미디와 액션, 로맨스가 섞인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스토리를 지닌 작품이다. 13일 언론시사회에서는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풍산개'는 '김기덕 사단이 온다'고 홍보문구에서부터 김기덕 감독을 언급했다. 김기덕필름에서 제작한 데다 김 감독이 '현재 저를 마지막으로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칭한 제자 전재홍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 감독 외에도 충무로에서 주목받는 젊은 감독들 중 김기덕 감독이 키워낸 제자들은 꽤 많다.

먼저 최근 김 감독과의 껄끄러운 소문에 시달렸던 장훈 감독이 있다. 장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단 두 편을 만든 뒤 신인감독에서 각종 영화제 감독상 후보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난데없는 '김기덕 감독 배신설'에 휩싸였지만, 김 감독은 "내 제자 중 영화를 가장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었고, 그 동안의 오해는 다 풀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장 감독은 김 감독의 '사마리아' '빈집' '활'의 연출부를 거쳐 '시간'의 조감독을 지냈고, 김 감독이 각본을 쓴 '영화는 영화다'로 데뷔했다. 이후 '풍산개'를 준비하다 메이저 영화사로 옮겨 다른 작품을 준비하게 되면서 김 감독과의 불화설에 시달리게 됐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영화는 영화다'는 저예산영화였지만 전국 100만 관객을 넘기며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냈고, 7월 개봉하는 새 작품 '고지전'에 대한 기대도 크다.

또 지난해 잔혹 스릴러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각종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휩쓴 장철수 감독도 김 감독의 제자다. 장 감독은 김 감독의 '섬'을 보고 영화계에 입문, '해안선'의 연출부에 들어갔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사마리아' 조감독을 지냈다. 첫 연출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만든 김현석 감독 또한 김기덕 감독과 인연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랑하기 좋은 날' 등 시나리오로 먼저 이름을 날린 김현석 감독은 김기덕 감독의 '섬' 조감독을 맡으면서 연출을 공부했으며, 'YMCA 야구단'으로 데뷔한 뒤 지난해 '시라노: 연애조작단'에 이르기까지 남녀의 속마음을 주제로 한 코믹 로맨스물을 만들어내 인기를 끌고 있다.

'김기덕의 아이들'이 충무로에서 계속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신예 전재홍 감독의 '풍산개'와 단기간의 급성장 뒤 이제 신인감독 딱지를 떼어가는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 비슷한 시기에 홍보 중인 점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개봉 시기는 한 달 차이지만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시기는 겹치기 때문. 김기덕필름 측은 최근 '풍산개'의 흥행 기대치를 다소 올렸다. '50만~60만 정도의 관객이 들면 좋겠다'던 입장이었지만, 주연 윤계상의 인기와 김 감독 사단에 대한 관심도 때문에 '영화는 영화다' 때처럼 100만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반면 '고지전'은 제작비만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인 만큼 기대치도, 손익분기점도 훨씬 높다. 색깔이 전혀 다른 '김기덕의 제자' 끼리의 대결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주목되는 여름 극장가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