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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제2의 타이거 우즈라 불리던 그들의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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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는 전세계 골프계 최고 유명인사가 됐다. 유럽은 '매킬로이 찬가'로 어수선하고, 내셔널타이틀인 US오픈을 2년 연속 북아일랜드 선수들(지난해는 그레엄 맥도웰이 우승)에게 내준 미국은 카운트 펀치를 맞은 듯 비틀거린다.

요즘 미국과 유럽 언론은 한 가지 주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중이다. '매킬로이가 과연 제2의 타이거 우즈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다. 10년 후라면 몰라도 어차피 올해는 결론이 안 난다. 그렇지만 유럽은 Yes, 미국은 No다.

그렇다면 역대 제2의 우즈라는 별명을 얻은 선수가 매킬로이 혼자였던가. 그렇지 않다. 양 손으로 꼽아도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

10년도 넘는 세월 동안 해마다 '제2의 우즈'가 나왔지만 존재감 없는 '제2의 우즈'들은 누구도 '제3의 우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매번 '제2의 우즈'에서 그쳤다. 그 누구도 우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즈의 '절반'이 아니라 '4분의 1' 활약을 한 선수도 없었다.

'제2의 우즈'로 불리려면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20대 초반에 우승해야 한다. 둘째는 장타다. 셋째, 화려한 플레이로 갤러리의 인기를 끌어야 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세르히오 가르시아(31·스페인)였다. 2001년 PGA 투어 마스터카드 콜로니얼에서 필 미켈슨을 꺾고 우승하며 강력한 신예로 주목받았다. 그해 2승을 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조만간 우즈와 필적할 선수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일단 메이저 우승이 없다. 2008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무승에 그치고 있다. 고질인 퍼팅은 10년전보다 오히려 후퇴했다.

'타이거 잡을 라이언'이란 별명을 얻었던 앤서니 김(26)은 2008년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AT&T내셔널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4라운드에 붉은색 티셔츠를 입는 우즈와는 달리 마지막날 푸른색 티셔츠만 입었다. 300야드를 넘게 날리는 장타에 2009년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하루 동안 버디 11개(마스터스 라운드당 최다버디)를 잡을 정도로 공격적인 샷을 구사한다. 하지만 그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아직은 개인통산 3승에 그치고 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1)도 2008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우즈는 이 대회 3연패)으로 '우즈 후계자' 소리를 들었다. 프로턴 시기가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2009년 유럽투어 조니워커 클래식 우승이 전부다. 이후 투어 카드 유지를 위해 힘쓸 뿐이다.

노승열(20)과 이시카와 료(20·일본) 등 한일 양국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들도 지난 2~3년간 틈만나면 우즈와 비교되곤 했지만 우즈 전성기와 비교하면 현실은 냉혹하다.

매킬로이가 US오픈 사상 최저타수(15언더파) 우승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매킬로이는 PGA 투어에서 겨우 2승(유럽투어 1승)이다.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 우승 이후 불꽃같은 레이스를 펼쳐 PGA에서 71승, 메이저 14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