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이 승부조작과 관련하여 쇄신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K-리그 구단 중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한 것은 대전이 처음이다. 관심을 모은 왕선재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새 대표이사가 공식 발령이 난 후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20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TF팀이 만든 37개의 쇄신발전방안을 발표했다. 대전은 지난달 31일 승부조작관련 조사와 대책마련을 위해 TF팀을 구성했다. 염 시장은 "시민의 돈으로 구성한 시민구단이 기대에 어긋난 못습을 보여줘 구단주로서 시민께 죄송하다"며 "비온뒤 땅이 굳는다고 이번 계기로 새로 태어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전은 쇄신안으로 ▶승부조작 사태수습과 재발방지 ▶인적쇄신 ▶제도개선 ▶중장기발전 방안 등을 발표했다. 승부조작 재발방지를 위해 비디오판독위원회 구성, 인터넷 스포츠토토 및 베팅사이트 접속 차단 등을 제시했다. 인적쇄신으로 김윤식 전 사장의 수표를 수리했고, 구단발전을 위해 안정적 재정 확보, 클럽하우스 조기 건립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염 시장은 왕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대해서는 "신임 대표이사가 결정이 되면 대표이사와 관련된 분들의 의견을 물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대전은 16일 신임 사장에 김광희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65)을 내정했다. 다음달 1일 주주총회를 열어 김 전 부시장을 이사로 추인한 뒤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염 시장의 이번 발표는 부실하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TF팀은 20일동안 4~5차례의 회의를 진행하며 그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새로 내정된 김 전 부시장은 인사청탁, 콘도매입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구단 이미지 쇄신이라는 염 시장의 발언과도 어긋난 인사라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염 시장은 이에 대해 "문제가 있었으면 형사고발이있었을 것이다. 측근인사라도 해도 능력이 있으면 기용해야 한다. 의혹제기에 의도가 없길 바란다"고 일축했다.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