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상박이다.
예능계 맞수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와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의 경쟁이 치열하다. 시청률에선 '1박2일'이 앞서 있지만, 화제성 면에선 '나는 가수다'도 뒤지지 않는다.
'나는 가수다'는 임재범 신드롬을 앞세워 상승세를 탔고 '1박2일'은 여배우 특집, 명품조연 특집으로 맞불을 놓았다. 지난 몇 달간 '나는 가수다'와 '1박2일'은 연예계 최고의 이슈 메이커였다.
하지만 MBC와 K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둘 사이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 중인 한 예능 PD는 "'나는 가수다'에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데 반해 '1박2일'은 편안함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편안하다는 것은 '1박2일'의 큰 장점이다. 온 가족이 보는 시간대에 고른 연령대의 시청자가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1박2일'은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라며 '1박2일'의 손을 들어줬다. 또 "극도의 긴장감 속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나는 가수다'의 경우, 자칫 시청자들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PD는 "'나는 가수다'는 개그맨들의 출연과 가수 개개인의 인터뷰를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그런 단점을 극복한다. 최고의 가수들이 최고의 무대를 펼쳐 보인다는 것 역시 다른 프로그램에선 선보일 수 없는 '나는 가수다' 만의 강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차이점은 강력한 MC의 유무다.
'나는 가수다'는 이소라가 무대 진행을 맡아왔지만 '1박2일'의 강호동 만큼 역할이 크진 않다. 이 PD는 "'1박2일'의 경우, 강호동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유재석-강호동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강호동이 해내고 있다"며 "반면 '나는 가수다'는 MC의 역할이 크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이소라와 박명수가 기본적인 진행을 하지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수준이다. 대신 가수들의 무대와 인터뷰, 편집을 통해 방송을 채워나간다"라고 설명했다.
'나는 가수다'가 최고 가수들의 치열한 경쟁과 긴장감, 그들의 인생 스토리로 감동을 전하는 반면, '1박2일'은 강호동의 노련한 진행 능력과 친근한 컨셉트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
한편 지난 12일 방송에선 '1박2일'이 30%에 육박하는 29.7%의 높은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을 기록한 가운데, '나는 가수다'는 지난 회 방송분(12.6%)보다 4.2%포인트 상승한 16.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